눈물로 다스리는 나라 - 이명박 정권 맹자 읽히기 (1)
나는 보았다.
온 산하를 적시며 흐르는 백성들의 눈물을.
끝도 없이 이어져 모이고 흐느끼며 통곡하며 탄식하며 아우성치는 눈물의 대열 끄트머리에서
나는 보았다.
이 나라는 아직 눈물로만 다스려질 수 있다는 것을.
떨어지는 눈물 방울방울 마다에 진실함을 향한 갈증이 맺혀 있었고
통곡소리
가슴을 치는 오열은 인의에 대한 굶주림 그것이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니
저 북방의 대륙으로부터 여기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는 백성들의 눈물로 이어져
한으로 맺혀
대목대목 비극의 자취 구비구비 고통의 세월마다
우리는 한데 모여 지금처럼 울었고
우리는 눈물로만 소통하여 신호를 보내며 서로가 서로에게 하늘의 도리 사람의 도리를 알려주면서
우리 모두가 하나의 도리를 안고 사는 한덩어리 백성임을
서로가 서로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보아라.
백성들이 한데 얽혀 눈물로 소통하는 모습을.
그대들은 비극을 만들었으나 백성들은 눈물로 역사를 만들어 간다.
다른 무엇이 이 역사를 이끌어온 소망이라 하겠는가.
다른 누가 있어 하늘의 도리를 따르고 사람의 도리를 실천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왔다 하겠는가.
백성들에게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그저 진실로 우리를 울리는 이일 것이다.
그가 바보여도 괜찮다.
아니 바보라 불린다면 더욱 좋다.
백성들을 울리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어떻게든 우리들이 알아서 할테다.
진실함 자체는 하늘의 도이고 진실함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
지극히 진실하여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경우는 없고
진실하지 않고도 남을 감동시키는 경우도 없다.
- 맹자, 이루 상편
내 이제 그대 이명박과 또한 함께 하는 파당의 무리들에게
맹자를 들어 인의를 설파하려 한다.
정객도 논객도 아닌 촌부에 불과한 내가 입을 열어 말하려는 뜻은
미움도 아니오 원망도 아니다.
다만 온 백성의 수만년 역사를 이어온 눈물의 언어가 그대들에게는 소통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내가 보여줄 것은 백성들의 눈물이요
내가 가르칠 것은 눈물의 언어 소통일 뿐이다.
묻거니와
그대들은 민족사의 영원한 상처로 남게될 이 눈물의 대열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었는가.
고작 당장이라도 만장을 죽창삼아 그대들에게 폭풍으로 몰려갈 불온한 기운을 읽어냈는가.
그리하여 짐짓 비탄을 드러내는 표정관리로 놀라 콩당거리는 새가슴을 숨기고
황망히 돌아가 민심 수습의 반짝거리는 비책을 의논하여
급한대로 서울광장부터 막아놓고 분향소도 밀어내고
일단 안도의 한숨이라도 서로 나누었는가.
그러나 그것으로는 잘 되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에게 인의가 없는 한
‘어떻게 잘 될 수가 있겠는가, 모두 빠져죽는 데 이르리라.’
- 시경
‘하늘이 내린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가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은 피할 수가 없다.’
- 서경 태갑편
그대들은 너무나 영리하다.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을 듯한 뻔뻔함 속에 그대들의 두려움조차 숨기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대들은
이번에도 보아야 할 것을 결국 보지 아니하였다.
아니 보아도 보지 못하리라.
그러나 백성들은 이미 알고있다.
이 나라는 아직도 눈물로 다스려지는 나라라는 극명한 진실을.
총칼이나 감옥이나 고문이나 처형으로 군림하는 자들은 하나없이 망하였다
하물며 그대들의 검찰 경찰로서야 가당키나 하겠는가.
굶주림 앞에 빵조각을 흔들며 몰아세우던 개발주의자들도 모두 화려한 의상을 발가벗기웠다.
죽지도 않은 경제를 다시 살리겠다는 그대들의 마법은 이미 사기행각으로 기소중지 상태이다.
우리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한반도 전체를 부동산화하는 전국민 투기사업 계획서 따위로 배를 불릴 뜻은 없다.
착각하지 마라.
언제 그대들이 백성들을 먹여 살렸는가.
그대들이 빼앗지 않으면 우리는 자족하고
우리를 감동시킬 듬직한 지도자가 있다면 우리는 생업으로 즐거웁고 개미처럼 일하고도 행복할 것이다.
백성들을 보아라.
그들의 눈물을 바로 보아라.
그리고 백성들에게서 배우라.
인.!
의.!
예.!
지.!
너무도 선명한 도리가 거기에 차고 넘친다.
측은히 여기는 마음은 인이고,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은 의이고, 공경하는 마음은 예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은 지이다.
- 맹자, 고자 상편
그대들은 흠 없는 어진 이의 팔과 다리를 자르고 결국은 그대들 정치판을 위한 희생 제물을 삼았다.
백성들의 죄 없는 자를 동정하는 마음은 삽시간에 불길처럼 일어 분노와 탄식의 눈물이 되었으니
이는 이 백성들의 인을 추구하는 마음일 것이라.
고인은 그의 뜻한 바들을 눈앞에 이루지 못하였고
이 백성들은 그의 뜻을 미처 온전히 헤아리지 못하였다.
그러나.
참된 지도자는 남들이 믿어주기를 바라서 말하지 아니하고 상응하는 결과를 바라서 행하지 아니한다. 오직 의의 기준에 따라 말하고 행동할 뿐이다.
-맹자, 이루 하편
아뿔사! 백성들은 이제서야 그의 의를 깨닫게 되었고
그의 꿋꿋하고도 처절한 노력을 따르지 못하였음이 부끄럽기만하다.
그래서 가슴을 치며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지켜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부끄러움을 깨달았으니 이것이 의를 따르고 지키려는 마음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적들은 많고 강했다.
갈갈이 찢어진 이해관계와 겹겹이 굳힌 편견들은
통합과 화해로 무너지기는 커녕 오만까지 곁들인 철옹성으로 고인을 에워쌓았다.
니편 내편없이 불만은 터쳐오르고 너나 없이 살겠다고 제갈길로 보따리를 쌌다.
손쉽게 부릴 수 있던 권력과 권위를 내던져 일찌감치 스스로 무장해제 하였던
고인의 필마단기는 막판에 너무나 외롭고 초라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처절한 그의 죽음 앞에 모두가 머리숙여 경의를 표한다.
실패를 비난하던 이들, 억세게 반대하던 이들, 그냥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아 찾아온 이들까지.
그대들의 위선에 찬 조문을 제외한다면 백성 모두가 싫든 좋든 그의 성심 그의 고뇌를 존중하고 예를 표한다.
그대들 만이 다르다.
이제는 백성 모두가 분별하는 마음을 되찿았다.
백성들이 어진 자에게 귀속하는 것은 마치 물이 아래로 흘러가고 짐승이 들판으로 치달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연못으로 물고기를 몰아주는 것은 수달이며 숲으로 새를 몰아주는 것은 새매이며 선한 왕들을 위하여 백성을 몰아주는 것은 폭군들이다.
- 맹자, 이루 상편
무슨 해석을 더 가하랴.
어리석은 백성들은 이미 지혜에 도달하였다.
그대들은 가진자, 배운자, 변설에 능한자, 그리고 죽게 되기 전까지는 묻지마로 앞잡이를 설 자들까지
고루고루 모아 파당을 만들었다.
그대들의 파당은 천하를 얻어 군림하려 한다.
오늘날 천하에 군림하는 왕이 되려고 하는 것은 마치 칠년 묵은 오래된 병을 치료하기 위해 삼년 묵은 쑥을 구하는 것과 같다. 쑥을 미리 비축해두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얻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진실로 인에 뜻을 두지 않으면 평생토록 근심하고 치욕을 당하다가 죽음에 떨어질 것이다.
- 맹자, 이루 상편
그대들을 위한 삼년 묵은 쑥을 어디서 구하랴.
그대들은 강자를 자처하며 후벼파고 죽이기를 즐겨한다.
그대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비겁한 소심증의 발로이다.
그러나 그대들은 참으로 그대들을 위해 근심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대들은 이제 죽은 자의 망령에 시달리며 평생토록 근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는 아무 것도 갖추지 못한 듯 하였으나 인의의 근본 하나를 갖추었고
그대들은 모든 것을 갖춘 듯 하였으나 인의의 근본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인의의 근본을 갖추지 못한 군림과 통치는 재앙일 뿐이다.
그대들이 만든 재앙이다.
그대들이여.
백성들의 눈물의 언어를 배우라.
그리고 눈물로 소통하라.
눈물의 소통으로 그대들의 인의 없음을 자복하라.
이것이 고인이 주는 화해와 용서의 뜻일 것이다.
그리고 하늘의 답을 구하라.
천명은 하늘로부터 오는 것이고 백성의 뜻이 하늘의 뜻이기 때문이다.
인은 사람의 사는 편안한 집이고 의는 사람이 걸어가는 바른 길이다.
편안한 집을 비워두고 머믈지 않으며 옳바른 길을 내버려두고 따라가지 않으니 슬픈 일이로다!
- 맹자, 이루 상편
아아, 그대들을 어찌하랴!
고인에 대한 회한이 쓰라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