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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고쳐 죽이려는’ 연합뉴스 천호선 전 홍보수석, “고약한 언론플레이” 2009.6.15 | 미디어스
15일 오전 <연합뉴스>에 ‘단독’이라고 선전하는 기사가 떴다.
이 기사는,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사전 ‘기획’이나 ‘표적’에 의한 수사였다기보다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자발적’ 최초 진술에 의거해서 착수됐다는 설(說)을 제기하고 마치 객관적으로 검증된 사실인양 보도함으로써 비난의 한복판에 선 검찰의 자기변명에 동조하는 냄새가 풍긴다.
검찰 내부 또는 정치권의, 이른바 조문정국에의 ‘물타기’ 세력이 언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수사를 정당화하고자 부단히 시도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품게 만드는 기사이기도 하다.
“박연차, 노 전 대통령 제일 먼저 거명”이란 제목의 기사엔 “박연차 게이트의 주인공인 박 전 회장이 자신의 로비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가장 먼저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기술되어 있다. 그러면서 “표적수사라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과 달리 박 전 회장의 입에서 시작됐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서 정치권 등에 파장이 예상된다”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는 ‘복수의 사정기관’이 취재원들이라고 기사에서 밝혔는데 이들이 바로 ‘물타기(논점 흐리기)’ 주도세력 내지 소위 ‘빨대(특정한 목적을 갖고 일부 언론에 사안의 논점을 호도하는 정보 흘리는 사람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다.
기사는 이 빨대들을 인용하면서, 지난 12월 12일 박 전 회장이 구속된 직후 검찰의 본격적인 신문이 이뤄지기도 전에 스스로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는 주장을 싣고 있다.
<조선일보> 등이 이 기사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즉각 게재한 것을 보면 내일자(16일) 조간에서 이 내용과 관련해 부풀려진 기사들이 등장할 개연성이 있고,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어떻게 해서든지 모면해보려는 검찰의 권모술수가 예상되는 시점에, 일부 언론이 기회를 엿보다가 적극 가담해서 결국 지난달 서거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다시 새롭게 고쳐 죽이기”가 수사기관과 언론권력(또는 정치권력 포함)에 의해 공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명박 정권에 큰 타격을 입힌 조문정국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신속히 타개해보고자 각종 전술과 전략이 꾀해지고 있을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함을 누구나 쉽사리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날 오후,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홈페이지에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 겸 대변인이 항의성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편집국장과 법조팀에 묻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천 전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모욕을 주고 유죄 여론을 조장하기 위해서 공공연히 왜곡된 사실을 흘렸던 범법행위를 또 다시 반복하고 연합뉴스는 이에 동조하고 무책임한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연합뉴스 법조팀에 묻습니다’라는 소제목 밑에 “이런 기사가 이른바 고약한 언론플레이라고 의심해 봤습니까?”라고 성토했고, ‘연합뉴스 편집국장에게도 묻습니다’라며 “이 기사는 기자의 판단입니까, 간부의 지시입니까?”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먼저 진술하지 않았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입니까?”라는 그의 반문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천 전 대변인은 “참여정부가 연합뉴스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국가기간통신으로의 자리매김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잘 아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하며 ‘관제언론’으로 전락해버린 연합뉴스를 비꼬았다.
한편, 연합뉴스가 특종했다고 자축하고 있을지 모를 시간(15일 오전 엇비슷한 시각)에 <노컷뉴스>는 이미 다수 국민들이 바라보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정확하고 진정성 있게 분석하고 있었다.
CBS 보도국 권영철 해설주간은 ‘박연차 수사에 대한 총체적 유감(遺憾)’이라는 논평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사였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인데 “검찰의 수사발표문 대로라면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별일도 아닌 일에 중도 사퇴한 것”이냐고 되받아쳤다.
권 주간은 또한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부터 검찰 내 고위급 간부와 중견간부 여러 사람과 통화를 해봐도 수사가 무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이인규 중수부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의’ 기사에서 연합뉴스는 한 사정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을 가장 먼저 거명하게 된 배경은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나름의 해설기사를 곁들여 내놓았다.
해설기사에서도 “사정기관 관계자”가 등장했는데, “박 전 회장이 처음부터 거물급 인사들을 거론함으로써 ‘검찰이 이래도 수사할 수 있겠느냐’며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아보려 했던 게 아니었겠느냐”라는 ‘빨대’의 추측을 싣고 있는데, 이렇듯 근거 박약한 추측의 이면엔 빨대의 자기합리화와 친정부 언론사의 비양심적 받아쓰기가 살아 숨쉰다.
죽어서 영웅된 전직 대통령이 못마땅해 다시 죽이려는 빨대와 일부 언론… 자의와는 무관하게 이에 속임당하는 유권자는 다음 대선 때 또 속을 수밖에 없다. 일부 유권자만 속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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