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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노무현 재단 출범 콘서트 Power to the People 후기
Power to the People | 2009-10-12 11:21:23 | 조회 380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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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던 이유

출처 : 노무현재단, 탁현민(공연연출가, 한양대 겸임교수)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었다.

 

공연을 부탁해온 노무현 재단의 양정철 사무처장에게는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추모공연 '다시 바람이 분다'를 연출하고 안장식 추모문화제 '잘가오 그대'를 거들면서, 막연하게 느꼈던 위협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그 구체적인 위협이 나뿐 아니라 내가 연출한 공연의 출연진에게 더욱 비열하게 자행되는 것을 보았을 때, 그래, 나는 두려웠다.

 

이제 겨우 자리잡아가는 알량한 연출가의 이력에 ‘친노’니 ‘좌빨’이니 ‘진보’니 하는 빨간 줄이 그어질까 두려웠다. 박원순이나, 진중권이나 아니 윤도현이나, 김제동조차 한방에 날려 보내는 저들의 비열하지만 무시무시한 힘이 무서웠다.

 

처음에는 뭐 그깟 공연하나 연출한다고 그리 대단한 위협이 있을까 싶었던 마음이었다.

 

그러나 익명의 촛불집회 참석자들까지도 색출해내는 저 놀라운 수사력과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조차 틀어막으려는 노력, 이유 없이 취소되는 몇 건의 공연계약과, 아예 대놓고 "이제 같이 일하시기 어렵겠네요" 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일들이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버젓이 자행된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위협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출연을 약속했다가 번복하는 가수들, 있지도 않은 일정을 핑계로 고사했던 또다른 가수들, 오랜 인간관계에도 이 공연은 정말 나갈 수 없다며 미안해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괜찮다고, 그저 공연 한번일 뿐이라고, 너희의 음악적 지향과 맞는 공연이며, 이 정도의 사회적 참여도 못하면 뭐 하러 음악 하느냐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실망도, 배신감도 적잖게 느꼈지만.

 

그러한 두려움이 막상 나에게 현실로 닥쳐오니 나는 무서웠다. 무서운 이유는 분명했다. 그것은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것이라는 불안이었다. 그리하여 결국엔 매스미디어가 나를 묻고, 가수들이 내게서 등을 돌리게 되면 공연연출가로서의 삶도 그것을 가르치는 일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나는 공연을 연출했다. 이는 대단한 결단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렵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었으나, 결국 피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다시 공연을 맡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비록 수는 적지만 더욱 담대해진 출연진들 때문이었다. YB와 강산에, 김제동은 누구보다 먼저 출연을 약속하며 나를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잃을 것이 많은 이들의 결단으로 드디어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다.

 

여기에 이제 막 시작하는 노무현재단 관계자들의 헌신은, 차마 못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밤낮 없이 일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떻게든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한 이들이 보여준 것은, 더 잃을 것도 없다는 처절함이 아니라 새로운 꿈으로 충만한 열정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어쩔 수 없이 만든 것은 결국 관객이었다.

 

‘다시 바람이 분다’ 공연과 추모 문화제 행사에서 만났던 그 관객들은, 결국 내게 또 한 번의 공연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분명한 이유가 되어주었다.

 

그들을 기억하며 내가 만일 이번 공연으로 경제적 사회적 안락함을 잃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조금 잃는 것이고, 이제부터 나와 공연하는 것을 꺼려 하는 가수가 생긴다면 그보다 좀 더 잃는 것이겠지만, 이전의 공연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그 관객들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다 잃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 노래했던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유시민, 정연주, 조기숙, 이재정, 문성근, 장하진 등 재단 관계자들로 하이라이트를 구성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공연의 오프닝과 클로징을 맡은 이유가 다 여기에 있음을 밝혀둔다.

 

결국 연출가의 의도에 앞서 이번 공연은 애초부터 모두가 함께 만들 수 밖에는 없었던 공연이었다.

 

이제 공연은 끝났다.

 

 

그리고 나는 두려움과 무서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무엇일지 알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혹은 막연하게 다가오는 이 불온한 바람. 여기에 맞서는 최선의 방법. 그것은 다름 아닌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다.

 

추모공연과 재단 출범 공연을 연출하면서, 변하지 않고 무대 위에 서는 가수들도, 흐트러지지 않는 재단의 관계자들도, 또한 언제나 이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관객들도, 이제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존재가 되었음을 느낀다.

 

혹여 우리가 가려는 길이 두렵고 무서워서 피하고 싶지만, 그러나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서로의 든든한 어깨가 되었음을 뜨겁게 느낀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출범 콘서트 'Power to the People'

출처 : 노무현재단

 

 

 

깨어있는 시민’들의 ‘깨어있는 무대’ - 노무현재단 출범 기념공연을 보고

출처 : 노무현재단, 강기석(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그들이 모였다

 

지하철 1호선·7호선 온수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성공회대 가는 골목길. 오후 6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도 벌써 어둠이 짙다. 길가에는 노란 풍선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아들, 이 노란 풍선들 어디서 많이 보았지?”

“응, 엄마.”

“어디서 보았더라?”

“응, 엄마. 저기 시골.”

“그래, 봉하마을에서 보았지?”

“응, 엄마.”

“또 어디서 보았지?”

“응, 거기. 학교.”

“그래, 덕수 초등학교 가는 길에서도 보았지?”

“응, 엄마.”

초등학교 1학년 쯤 되어 보이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행사장으로 서둘러 올라가는 젊은 엄마에게 물었다.

“덕수초등학교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었죠?”

“아, 녜. 거기 언론노존가, 언론시민단첸가, 얼마 전 미디어 악법 저지 자선행사가 있었어요. 거기 가는 길에도 이처럼 노란 풍선들로 길가를 장식했었거든요.”

“아, 그러세요. 그런 행사에도 아드님 데리고 다니시는군요.”

“그럼요. 얼마나 좋아요. 좋은 행사에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구경하고…. 이따가 얘 아빠도 회사 끝나자마자 달려 올 텐데요.”

큰길가로 나서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건널목에는 기대에 들뜬 표정으로 오누이처럼 팔짱을 끼고 꼭 붙어 있는 모녀, 심각한 표정의 대학생, 반대로 무엇인가 열심히 재잘거리는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여학생 무리, 나처럼 나이든 중년신사들, 동생이 탄 유모차를 미는 아들을 앞세운 젊은 부부까지…

 

찬찬히 살펴보니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단 한번 공연을 보기 위해 오늘 모이는 관중들이 아니라 지난해 촛불 때는 광화문에 모였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는 봉하마을 혹은 대한문, 서울역 앞에 모였으며, 그 밖에 반민주적이고 부도덕한 권력에 항의하는 어떤 모임에라도 기꺼이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들었던, 그런 각성한 시민들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이 아닌가.

 

 

그 분이 오셨다

 

7시 30분 조금 넘어 운동장 좌석을 거의 채우고 뒤편 스탠드를 완전히 꽉 메운 관중들이 갑자기 술렁거렸다. “그 분이 오셨단다.”

 

공연무대 오른 편 쪽으로 승용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권양숙 여사가 천천히 차에서 내려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관중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사님, 사랑해요!” 라는 소리가 비명처럼 여기저기서 터지고 이어 관중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힘·내·세·요·여·사·님”을 연호했다.

 

권 여사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여전히 깊이 숨겨진 아픔과 슬픔을 누구나가 보았다. 건강이 아주 좋지 않음에도 여러분께 인사하기 위해 먼 길을 오셨다는 진행자의 소개가 없었더라도 권 여사는 오래 자리에 앉아 있을 만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도 누구나가 알았다. 아주 잠깐 인사만 하고 공연이 시작되기 전 권여사가 자리를 뜰 때도 관중들은 “사랑해요 여사님” “힘내세요 여사님”을 연호했다.

 

“건강하셔야 할텐데…”

 

옆 자리에 앉은 중년남자가 한숨처럼 내쉬었다. ‘여사님을 뵌 것은 좋았지만, 잠깐 뵙기 위해 너무 먼 길을 오시라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노무현에 관한 한 언제까지고 미안하기만 한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뮤지션이다, 철학자다, 사회개혁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노사모다

 

그래, “사랑해요, 여사님”이라 했지. 그렇게 연호하는 이 사람들은 사실 여사님만 사랑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사랑이 가득 차 있어야만 비로소 ‘사람사는 세상’을 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연 오프닝 곡이 ‘All you need is love' 였던가 보다.

 

 

윤도현은 언제나처럼 좋았다. 언제나처럼 노래의 곡조도 좋았고 노래의 의미도 좋았고 그런 노래를 소개하는 그의 마음과 정신도 좋았다. 노 대통령 서거 후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꼈던 자신의 낙담을 ‘너를 보내고’라는 첫 곡에서 표현했다는 그는 오늘 모임에 와서 끝난 것이 아니고 다시 시작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노 대통령도 자신의 삶을 전혀 후회하지 않으실 거라며 ‘후회 없어’를 불렀고, 희망이란 단어를 찾기 힘든 세상에서 오늘 모인 관중들에게서 그 희망을 찾았다며 ‘깃발을 들어라’를 또 불렀다.

 

일산 빈소에 술에 잔뜩 취해 나타나 대성통곡했다던 조관우는 오늘도 그 이의 얼굴이 생각나듯 폐부를 찢는 듯한 처연한 소리로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을 부르더니 관중들이 모두 꽃송이로 보이는 듯 선글라스까지 벗어 던진 채 ‘꽃밭에서’를 불렀다.

 

늘 귀엽고 웃는 얼굴인 이한철은 정말 기분이 엎(up)된 듯 “기분좋다” “분위기 죽인다”를 연발했다. 자신의 노래는 즐거운 것 밖에 없는데 한동안은 노란색만 봐도 울적했다는 그는 재단을 통해서 다시 세상이 흥겹게 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흥분된다면서 기타를 두드려 가며 높은 나발소리에 맞춰 정말 즐겁고 신나는 노래들을 불러댔다. “심장은 왜 왼쪽에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안을 때 상대방의 차가운 오른 쪽 가슴을 덥혀주기 위해서”라고 노래하는 그가 바로 철학자 아닌가.

 

순서를 기다리다 문득 “만일 당신이 꽃에 대해 가르치고 싶으면 스스로 꽃이 되라”는 최근 읽은 책대목이 떠올랐고 노 대통령이야말로 스스로 꽃이 된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강산에의 노무현 사랑은 또 어떤가.

 

“후회할거라면 싹 잊어버리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면 소중하게 간직하라”는 그의 노랫말을 따라 부르고 “너는 보석같이 굴하지 않는 정신이 있으므로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더 목청을 높이는 관중들은 이미 범상한 공연장에서 범상한 노래들을 듣고 만족하는 범상한 관중일 수가 없었다.

 

 

그들도 참여했다

 

주최측과 관람자. 그 둘 사이를 이어주는 공연자. 공연마다 당연한 삼각구도지만 이 날만은 주최측도 공연자가 됐고 관람자들도 주최측이 되거나 공연자가 됐다. 번개처럼 모여서 아무리 힘든 일도 제꺽제꺽 해치움으로써 노무현 관련 모든 행사의 주인은 자신들임을 입증하는 자원봉사단의 위력은 이 날도 여실히 발휘됐고-아니, 점점 더 위력이 강해짐을 느꼈고-이젠 악기를 들고 혹은 아름다운 음성으로 무대에까지 올랐다.

 

‘하얀 우유빗깔’ 이란 공개적인, 그러나 어이없는 칭송을 받은 유시민은 하모니카를 멋들어지게 불어 제쳤고 노래방에서조차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다는 조기숙도 장하진, 문성근, 정연주, 이재정 등과 함께 ‘행복의 나라로 가자’는 노래를 ‘잘’ 불렀다. 심지어는 하늘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영상과 음성으로 연주자들과 ‘함께’ 자신의 애창곡 ‘상록수’를 불렀다.

 

오로지 이해찬만이 언제나 관중들이 듣기 싫어하는 딱딱한 주최측 인사를 해야 하는 악역을 맡았는데, 그마저도 재단 출범 과정, 회원가입 현황, 앞으로의 계획과 그 달성을 위한 기부요청 등 자칫 딱딱하거나 어색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마치 약장수처럼, 재미있고 능숙하게 풀어냄으로써 그가 요즘 왜 부쩍 생뚱맞게 ‘잘 생겼다’는 소리를 듣는지를 입증했다.

 

 

그들의 의리를 칭송하다

 

이날 권 여사 말고 가장 많은, 뜨거운 박수를 받은 이는 강금원과 농부 구재상이었다.

강금원. 사심 없이 그저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 사재를 털어 후원했다는 그. 단지 그것이 죄가 되어 언론에 얻어맞고 정권이 바뀌자마자 검찰, 경찰을 제 집 드나들듯 했던 사람. 탈탈 털어서 먼지가 났다는 죄목으로 끝내 감옥에 간 사람.

 

권력이 바뀌고서도 왜 노무현 후원을 계속 했냐는 너무나 속물 같은 물음에 “내 고향사람들까지 의리 없는 사람들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서…”라고 우직하게 대답했다는 사람. 지금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다는 그가 박박 깍은 머리를 모자로 감추고 시린 무릎을 담요로 덮은 채 자리에 앉아 있다가 진행자의 소개를 받고 일어나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다.

 

농부라는 말을 붙여야 비로소 어디선가 들은 듯한 이름 구재상. 한번 본 적도 없는 노 대통령이 너무나 그리워 추수를 앞둔 자신의 논에 ‘그립습니다, 바보 대통령. 바보 농민’을 새겼다는 그. “꿈에서라도 노 대통령을 보고 싶었는데 못 이루고 오늘 겨우 권 여사님을 뵙고 마음이 좀 풀렸다”는 그는 자신이 수확한 쌀 중 일부를 봉하에, 재단에, 그리고 ‘없는 이’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했다.

 

세속의 권력과 부를 주고받고 나누는 계산에서 비롯된 조폭이나 장세동류의 의리가 아니라 인간 사이의 신뢰나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의리는 언제나 우리를 감동시킨다. 노대통령도 언젠가, 파업현장에서 였던가, 의리없는 놈은 사람도 아니라고 일갈하지 않았는가.

 

 

끝이 없는 핍박

 

 

강산에가 노래를 하는데 전혀 출연예고가 없었던 김재동이 무대로 올라 왔다. 말재간꾼이므로 무슨 말이든지 해야 할 텐데, 그리고 관중들도 그의 재치 있는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었는데 그는 영 말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추측컨대 느닷없이 이곳에 와 그저 흥에 겨워 무대에 오른 것은 아닐까. “저 친구, 여러 방송에서 차례로 잘리고 있다는군” 하는 속삭임이 들려 왔다.

 

그러고 보니 윤도현도 그 때 그런 비슷한 꼴을 당했었지. 정연주 등 ‘프로젝트 밴드’ 멤버들도 대부분 권력 아니면 최소한 언론으로부터라도 그렇게 당했었지. 따지고 보면 여기 있는 유모차 끌고 온 저 분들도 촛불 때 그렇게 당했었지.

 

행사 자체가 그랬다 한다. 성공회대가 멀기도 하고 몇 달 전 ‘바람이 분다’ 행사 때 신세를 지기도 해서 기왕이면 시내 가까운 곳에 있는 널찍한 다른 대학을 여덟 군데나 섭외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한다. 순수한 문화행사라고 설명했는데도 그러했다 한다.

 

민주주의가 급격히 역행하고 보이지 않는 공포가 슬며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까지 스며들고 있는 이 시대, 항의하고 반대할 만한 모든 이들이 벌거벗은 권력으로부터 모질게 당하고는 있지만 노무현을 둘러 싼 이들과 세력이 이리 몰리고 저리 차이는 수준은 항상 상식을 벗어나고 예상을 뒤엎는다.

 

왜 'Power To The People'인가

 

 

막 가을로 접어들었을 뿐이지만 야외의 늦은 밤은 꽤 추웠다. 그런데도 관중들은 공연이 끝났는데도 바로 흩어지지 않고 책 판매대에 몰려가 인산인해를 이룬 채 ‘프로젝트 밴드’ 멤버들의 사인을 받았다. 단순히 사인을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책을 사면 그만큼 정부의 돈을 더 받아 낼 수 있고 그렇게 재단이 살찌면 노무현이 꿈꾸던 세상을 더 빨리 당길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노무현이 꿈꾼 세상. 그것은 ‘프로젝트 밴드’의 이름처럼 ‘사람사는 세상’이다. 가수 이한철의 오늘 말처럼 ‘사람사는 세상’은 행복하거니와 그 기본은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노무현의 말처럼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만 지킬 수 있다.

 

이 시대 한국은 링컨이 표방한 민주주의 정체(政體)의 3원칙 중 오직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만 지켜지고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은 사라졌는데 그것은 권력이 ‘국민의(of the people) 것’이라는 기본이 무시되기 때문일 터다.

 

그러므로 이제 권력을 ‘국민에게(to the people)’ 돌려준다 함은 민주주의 3원칙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와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오늘의 이 행사는 그 명칭부터가 주최측이 주장했던 데로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가장 위대한 정치행사였던 것이다.

 

책을 사려는 사람들 틈에 섞여 “또다시 영웅을 찾지 말라. 깨어있는 시민주권을 통해서, 시민들을 통해서 노무현을 극복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주권회복의 방법론을 생각한다. 그리고 곳곳에 붙어 있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단 말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포스터들을 돌아본다. 오늘 관중들은 함께 모여 웃고 박수치고 율동하면서 얼마나 노무현을 극복했는가.

     

덧글쓰기 | 전체글 16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민이아빠  

아웅,멋져~~^^*
09-10-12

오즈  

두렵고 한편 힘들겠지만 피할 수 없는 길
그래도 함께 가는 이들이 있어 힘이 됩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위하여~'
09-10-12

사희  

모든것은 끝이 있습니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그래서 있을때 잘해라는 말이 있는것입니다. 오늘은 핍박과 고통이 있어도 이분들에게 뜨겁게 감살의 마음을 보냅니다.
09-10-12

행동하는 양심  

멋집니다. 제 자신이 추라해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09-10-12

카우루스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콘서트 잘 보고왔습니다
09-10-12

시민의깃발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09-10-12

푸른생각  

이렇게 다시 글을 읽으니.. 그날 그 모든 것들이 다시 떠오르네요..
어이없는 현실 아니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산다는 것이 서럽게 먹먹하네요...^^

추운 날씨에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마무리 하시느라도 고생하셨을텐데...돕지 못하고 와서 죄송하였습니다...^^
09-10-12

boram  

참여만이
연대만이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합니다.
준비해주신 분, 참여해 주신 분이 따로 없네요.
모두에게 감사!!!
09-10-12

묵인된침묵  

권여사님의 핼쑥한 모습에 맘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번 행사가 평일 치뤄지기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오실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습니다.
우리의 사무치는 맘들이 반드시 꽃을 피우리라 믿습니다.
09-10-12

길벗 ComPanion  

너무 아름답고, 멋져 보여요~~ 감사합니다.
09-10-12

감사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공연이었습니다.
순서와 선곡 자체만으로도 누가 이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공연이었고요.
거기 출연하신 분,
거기서 함께 추위속에서 환호하고
울고 웃던 모든 분들이 가족같이 느껴졌고요....
아니, 가족이 이런 의미라면 돌아가 나의 진짜 가족에게도 잘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게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잔뜩 안겨준 공연이었습니다.

대통령님이 몹시 그립습니다.
힘차게 살아야겠다고, 힘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래서 지킬 것을 꼭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오랜만에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운이 오래 남아요.
항상 영원한 관객으로 남겠습니다.

꼭 지금처럼 좋은 공연으로 초대해주셔요.
09-10-12

타잔  

여러분들...
모두다 사랑합니다.
09-10-12

내세상  

여러분들...
모두다 사랑합니다.2
09-10-13

하나추가  

또 다시 영웅을 찾지마라.....는 마지막 글귀가 가슴에 꽂힙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신이 바로 작은 영웅이고 당신이 주인이고 당신이 중심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은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세상입니다.
09-10-14

노무현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님. 다시금 보고 싶고 또 보고 싶고...영상을 보면 너무나 그리워서 눈물이 다시 흐릅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영원히 잊지않겠으며 우리 자손들에게 훌륭하신 대통령님의 뜻을 가르키고 실현할 수 있도록 참여 교육시키겠습니다.
09-10-21

soonkim  

세속의 권력과 부를 주고받고 나누는 계산에서 비롯된 조폭이나 장세동류의 의리가 아니라
인간 사이의 신뢰나 애정에서 우러나오는 의리는 언제나 우리를 감동시킨다.
노대통령도 언젠가, 파업현장에서 였던가, 의리없는 놈은 사람도 아니라고 일갈하지 않았는가.===
노무현재단,양정철,탁현민, YB, 강산에,김제동, 윤도현,강금원,강기석,조관우,유시민, 조기숙, 장하진, 문성근, 정연주,이해찬, 농부 구재상씨...모든 분들 참 감사하네요^^
0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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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04 위험 천민 25-01-21 0 0 48136
73603 공공칠구공 천민 25-01-10 0 0 51768
73602 야ㅡㅡㅡㅡ 천민 25-01-09 0 0 51858
73601 막걸러낸 천민 25-01-09 0 0 51614
73600 2024년 시민광장 근조기 운영 내역 태목(최두한) 24-12-29 0 0 46210
73599 2024년 재정보고를 드리면서 태목(최두한) 24-12-29 2 0 36464
73598 2024년 시민광장 특별회비 후원자 태목(최두한) 24-12-29 0 0 43823
73597 2024년 12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32214
73596 2024년 11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32055
73595 2024년 10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25795
73594 2024년 9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22234
73593 2024년 8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17900
73592 2024년 7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15748
73591 2024년 6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12-29 0 0 15653
73590 2024.8.12 은행 배브장 24-08-12 0 0 40423
73589 시민광장 2024년 3월~5월 재정보고에 대하여 태목(최두한) 24-06-12 0 0 48933
73588 시민광장 2024년 5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495
73587 시민광장 2024년 4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379
73586 시민광장 2024년 3월 재정보고 태목(최두한) 24-06-12 0 0 49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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