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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신정환 팬입니다요
솔트 | 2010-09-13 18:13:36 | 조회 1642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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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오후 한 때)

 

"신정환 이 자식 진짜 나쁜 놈이네 해외 원정도박을 했데" B가 툭 말을 던졌다.

"남들한테 피해준 것도 아니고 도박한게 뭐 그렇게 잘못이야. 그러면 정선 카지노장은 왜 있냐"라고 심드렁하게 반응하자 B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얌마 도박한 것도 문제지만 이 후에 거짓말한거잖아. 그게 더 문제야"라고 말했다. 때 아닌 논쟁은 싫었지만 한마디 덧붙였다. "얌마 누구나 불리한 상황에 빠지면 자기 방어권을 행사해. 검찰의 기소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정도 구라는 거짓말이라고 보기 힘들지"  잠시 빈정이 상한듯 B는 소리쳤다. "얌마 신정환이 니 친구냐. 니 동기냐. 니가 왜 두둔하고 지랄이냐"

 

아~~~~~~  아~~~~~~~~~~~~~~그렇다. 생각해보니 맞다. 팔은 역시 안으로 굽는구나. 추억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땅개 출신들은 흔히 제일 꼬인 군번으로 RCT(연대전투단) 훈련 두번 받고 제대하는 것을 꼽는다. 막내 생활만 9개월 바짝 채운 것도 억울한데 말년병장 시절 RCT란 재앙이 한번 더 닥쳤다. 아무리 뛰어도 지치지 않는 육사 출신의 우리 중대장, 한모 대위는 훈련 중 지도를 잘 판독하지 못하는 치명적 결점이 있었다.(밴드오브브라더스 1편에 나오는 그 얼빵한 중대장 보면서 그 양반 생각이 나 몇번이나 웃었는지 모른다.)

 

어느 날, 한 대위는 RCT 훈련에 앞선 예비정찰 수색에 내게 통신병을 하라고 지시했다. 세상에나 중화기 중대 NO.2 왕고에게 통신병 딱지를 붙이는 이딴 만행은 육군사를 다 뒤져봐도 없을게다. 까라면 까는게 군대지. 어째든 96K 메고 시불시불 거리며 따라 나섰다. 미친 중대장. 역시 쉬지 않고 빨빨거리며 이 산에 올랐다. 이 산이 아니네. 저 산에 올랐다. 어 아까 그 산인가벼. 그 산에 올랐다 고개 갸우뚱 역시 저산인가벼. 그렇게 미친듯이 오르락 내리락 하다 마침내 물이 다 떨어진 순간. 족같은 한 대위는 처음부터 수통을 내게 떠넘겼다. 떨어지는 가랑잎도 무거워 낙오한다는 말년 병장이 수통 두개에 밧데리 가득 채운 96K 메니깐 정신이 오락가락,,, 그 순간 물이 떨어졌으니 죽을 맛이었다.

 

마침 저 멀리 능선에 분대 규모의 군인들이 이동하는게 보였다. 시발 중대장 "김병장 저기 뛰어가서 물 빌려 오게" 놓칠세라 "아저씨들 아저씨들 잠깐만요" 소리 지르며 산 위로 열나게 내달렸다. 가보니 203특공연대 아저씨들이었다. 물 좀 달라고 간청하니 상병이 싱긋이 웃으며 "아저씨 물 빌리러 오는데 무전기는 왜 메고 와요?"라고 물었다. 모두 와~ 하고 웃었다. (이거 참........그런데 군대 어디서나 장비 놓고 다니면 두들겨 맞지 않나요) 물도 받고 담배도 한대 빌려 피며 분위기가 좋아지자 그 상병이 "우리 특공 신병에 룰라 애가 들어왔어요. 참 신기한 일이죠"라고 말했다. 속으로 룰라?? 룰라??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 룰라 말인가요" 묻자 "맞습니다. 그 친구에요" (그 때까지 난 룰라가 나올 때 같이 나오는 남자들은 백댄서인줄 알았다.) 그런 인연으로 룰라 멤버 신정환이 203특공에 배속된걸 알게 되었다.

 

우리 헌법에 연예인이나 고위급 자제들도 군대 가는게 당연한 의무라고 규정되어 있다. 허나 그것은 말뿐이고 실상 현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들이 입대하는 것도 드문 시절(지금은 더 심각해 보인다)에, 입대한다 해도 대부분 위문단이나 문선단으로 빠지던 때에 유명 연예인이 강원도 한 기슭, 그것도 특공연대에 배속된 사실은 큰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난 그 때부터 신정환이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웃기든 안웃기든 심정적 묻지마 팬이 되기로 했다.    

 

평소 이 나라에 대해 별로 이해 안되는 풍습 중 하나가 연예인을 공인이라 하는 것이다. 이른바 연예인의 나쁜 행동은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근거로 연예인들 때려 잡는 논리인데 이게 말이 되나. 해철이 형이 대마초 좀 피웠다고 해서 누가 따라 피고 싶다고 생각을 하나. 연예인이 살인이나 강도.강간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그들의 생활에 대해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 관심을 땡기는게 타블로나 MC몽이다. 부당한 병역회피나 비리는 용서가 안된다. 

 

이들에 비해 우리 정환이가 뭘 그리 잘못했나.^^ 이 하수상한 시절에 연예인이 군대만 가면 됐지. 뭘 더 바라나. 정환아 힘내. 앞으로 게임도 설렁설렁 즐기지 제발 목숨 걸고 하지마삼. 자넨 특공 예비역이잖아. 그것만으로도 애국할만큼 했고 아직 기회가 있네. 마음 고쳐먹고 돌아오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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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사  

그러긴 하네요.
거짓말한 것은 꽤씸하지만....
타블로나 MC몽이나 유승준이나... 이런 넘들보다는 헐씬 낫네요.

사진보고 용서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10-09-13

응급의사  

아고라에 한번 퍼 날라 볼까요? 어떤 반응이 나올라나?
사진만 봐도 저절로 용서가 되는데....
10-09-13

잘살아보세에~  

저는 처음부터 지돈가지고 해외나가서 맨땅에 원맨쑈를하던 자선사업을 하던 무슨 대수냐,고 생각하던중이여요

앞으로 게임도 설렁설렁 즐기지 제발 목숨 걸고 하지마삼2
10-09-13

나라  

ㅎㅎ..잼나게 읽었삼.
10-09-13

휘린  

해외에 나가서 도박을 했다는 신정환에 대해서도,
군대 가기 싫어서 이빨을 왕창 뽑아버렸다는 MC몽에 대해서도 별 관심은 없지만...
군대에 가고 가지 않는 것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도덕적 잣대가 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의식 속에 깊숙히 박혀 있는 국가주의(?)랄지, 애국주의(?)랄지 이것도 참 무서워요.
MC몽의 군대에 대한 처절한 저항도 눈물 겹지 않나요? 얼마나 가기 싫었으면 생니를 그렇게 뽑았을까요?
저라면 그냥 갔을 것 같은데... 저 MC몽 팬 절대 아닙니다.
그냥 MC몽도 제도의 희생양이라면 희생양일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일 뿐입니다.

첨맘님이 체육대회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에 대한 말씀을 하시던데
모병제도 준비하면서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도 좀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네요.

모병제 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소득 하위 30%가 나라를 지키는 상황이 오려나요????
10-09-14

휘린  

"내돈 내맘대로 쓰는데 뭐 상관이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군대가기 싫어 안가는데 뭔 상관이야!" 이렇게 말해야 논리의 일관성이 있을 듯...ㅎㅎ

요즘 첨맘님이 권하는 책들 [정의란 무엇인가]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 등을 너무 열독했더니
이런 생각들이 드네요 ^^

전 군대 안갔다온 여성입니다.
남성회원님들 심기에 맞지 않다면 죄송^^
10-09-14

솔트  

휘린님/ 아 머리가 어지럽네요.^^
국민개병제 하의 국가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의 하나로 (정당한 면제를 제외하고) 병역여부를 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요. 아니면 더 이상한 나라죠.

첨맘님이 말씀하신 것은 전격적인 모병제라기 보다 참여정부 때 이미 내놓은 징병제 + 모병제 안입니다. 저도 그 안을 지지합니다. 대체복무제도 시급히 도입되어야 할 제도입니다. 그러나 차후 첨맘님이 모병제를 화두로 꺼내는 것은 상당히 불리한 일이라고 봅니다. 징병제 vs 모병제는 군의 효율과 국가 전략에 관한 문제입니다. 흔히 일컬어지듯 진보, 보수의 논쟁 영역은 아닙니다.

만약 이 나라의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병역제도가 진보, 보수 논쟁 영역에 들어온다면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군을 실질적으로 회피한 집단이 절대적으로 개병제 사수를 주장하며 애국단?이 되고 실제 뺑이 친 집단이 모병제를 주창하며 매국단?으로 몰리는 뒤바뀐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워낙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나라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일이지요. 첨맘님도 이미 염두하고 계시겠지만 이를 돌파할 안이 없다면 참여정부(안) 정도로 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물론 이 정도로도 조.중.동은 '유시민은 모병제주의자' '철없는 정치인'으로 규정하겠지만.
10-09-14

동현아빠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동의할 수 없어도.. 재미있는 의견, 에피소드였습니다.
1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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