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좀 답답한 시간이 지나갑니다.
회원분들의 소중한 의견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 서운해 하시고 때로는 노여움을 표현하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시로 일일이 답변하고 싶다가도 생각을 정리해서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다가 보면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어서 얼른 답변을 드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요즘같은 스피디한 세상에서 많이들 답답하셨으리라 생각되어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자세한 말을 게시판에서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시판을 정보와 나눔의 공간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측면이 강합니다. 토론을 거부해야 할 이유도 없지만 상대적으로 게시판을 통한 토론에 방점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나름 인터넷 공간을 무대로 하는 단체에 속하게 된지 꽤 되는데 정보와 나눔의 공간일 때는 분위기가 좋다가도 토론이라는 이름으로 주장만을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그 게시판은 그리 오래가지 않더군요. 글로써 표현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많습니다. 오해의 소지도 많구요. 오프에서 만나서 이야기하면 통하는게 많은데 게시판에서는 쉬지 않고 다투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심스러워 합니다.
거대한 한 흐름으로의 게시판의 역할이 가능하기 이해서는 같은 시기 같은 의제에 대해 분출하는 수많은 따뜻한 의견들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과거 노사모의 시작이 그러했고, 개혁당도 그러했으며, 촛불정국의 시작도 그러했습니다. 단일 의제에 대한 열정들이 모여 활화산을 이루는데 문제는 한꺼번에 분출된 열정 이후의 일입니다. 큰 산을 넘고나면 작은 다름이 많이 보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여러모로 의견이 갈리고 거기서 그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진영논리가 생기거나 자신의 주장만 계속 강조하다보면 그것이 강요가 되기도 하고 결국에는 열혈이 아닌 분들은 눈팅으로 전환되고 맙니다. 많은 모임이나 카페가 초기의 열정 이후 가라앉기도 하고 분열되기도 하고 그러는 경우들을 많이 봅니다.
시민광장의 게시판에 대한 제 입장은 역시 정보와 나눔의 공간입니다. 이 경우에는 어떤 문제도 생기기 어렵습니다. 우리 시민광장의 많은 회원들 가운데는 첨맘님과 같은 길을 가고자 함 때문이 아니라 정보를 얻고자, 정보를 알리고자, 그 외 다른 이유로 들어오신 분들도 꽤 됩니다. 선관위 직원분들도 많으시고, 첨맘님이 몸담고 있지 않은 정당의 구성원들도 꽤 있습니다. 기자 분들도 꽤 많이 우리 중앙게시판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시판을 통해 모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제게는 있습니다.
제가 속한 지역의 경우 게시판을 분리하여 공개된 곳과 정회원에게만 열린 게시판 등을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게시판에서 나눈 이야기가 경쟁하는 어느 정당의 회의에서 논의되는 일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에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덜 하다가도 선거시기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끼리 모이는 자리에 선관위 직원이 와서 옆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아서 정보를 캐려고 하는 경우도 있었고,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다른 정당에서 알고 있는 경우가 꽤 있었던 것입니다. 게시판이 공유되면서 생긴 일들이었습니다. 온라인 조직임은 분명하지만 게시판에서 모든 것을 나눌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 일입니다.
우리는 열정으로 이야기를 글로 나누지만 그것이 상대방에게 들어가면 우리는 대단히 불리한 형세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거 시기에는 다음날 방송차량을 어디에 둘지에 대해 찾아오실 회원분들에게 안내한다고 올린 글이 다른 정당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되어 우리보다 먼저 선점하는 경우들도 발생합니다. 첨맘님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시기로 발표하기 전에 방향이 정해졌을 때에도 게시판을 통해서 정보가 흘러나가기도 했습니다. 전 그런 부분들을 대단히 경계합니다.
우리가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조직은 아니지만 때로 선거법에 대한 숙지가 없는 상태에서 실수로라도 작은 위반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게시판에 남겨진 글은 증거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부분은 우리가 피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서 전 게시판에 속속들이 이야기를 남기기를 어려워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회원분들에게 답변 안하고 지내는 것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문제의식 하나도 말씀 드립니다.
좀 늦었지만 나름대로 답변을 드린 경우에도 그 게시물을 안보셨는지 지속적으로 여러 회원들께서 다시 문제제기를 하시면 일일이 그 답변을 복사해서 올리기도 그렇고 좀 난감합니다. 답변이 시원치 않아서 그러시는 경우도 있겠지만 못보셨거나 굳이 인정치 않으시려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많은 회원분들이 계십니다. 모든 분들에게 만족할만한 답변을 드릴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워낙 의견이 다양하시니까요. 저로서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그 부분에서 공감과 공유하기에 가장 적절한 부분이라 여기는 데까지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은 적절한 답이라 생각하시기도 하지만 미진하다고 여기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워낙 갈래가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는데 특정인이나 몇 분에게만 맞는 답변을 드릴 방법은 제게 없습니다.
대표의 공직선거 출마 문제에 대한 부분은 별도의 글로 답변을 드린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글의 마무리로 내부적인 공유의 차원에서 인식하되 규약을 개정하는 형태로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리서치에 참여하신 많은 분들의 의견의 총합에서는 그 방향이 가장 낫다고 해석했으니까요. 그 와중에 리서치 문항에 대한 지적이 있으셔서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의 말씀도 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다시 지적하시면 전 답답해집니다.
내부적인 공유가 이루어졌으니 향후 대표가 되실 분이나 되고자 하시는 분들도 공감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앞으로 그렇게 진행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전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또 앞으로는 잘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시면 또 답답해집니다.
게시판 활성화 문제에 대해 의견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게시판 활성화가 인위적으로 되는 일은 분명 아닐 겁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나아진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는 반대하실 분이 없으실겁니다. 그래서 집행부는 거칠게 정리하자면 중앙게시판을 주로 이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반면 지역광장 게시판만 이용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서로 공유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이견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에 게시물 공유 기능을 게시판에 부가하였습니다.
중앙게시판에 잘 오지 않으시기에, 지역광장에서만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기에, 지역게시판에는 좋은 글이 꽤 있지만 중앙게시판은 좀 썰렁했던 모습이 변화되길 원했습니다. 주요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해 전국 기초광장을 돌며 전부 게시하느라 수고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기에 그런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좋은글이 공유되고 다른 광장의 움직임도 알 수 있도록 한 조치로 인해 좋아지는 부분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다른 광장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활성화는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견을 주시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우리 시민광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기에 회원 여러분들이 주시는 의견이 모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외면하거나 무시해서가 아니라는 점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드린 답변이 시원찮더라도 개인의 의견이 모두 관철되지 않는다고 하여 지속적으로 같은 문제제기를 하시면 저로서는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체적으로는 제 부족 때문에 생기는 일이 많기에 반성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제게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기자나 선관위, 다른 정당이나 사회단체들에서 시민광장의 움직임을 참고하시고자 오시면 많은 경우 중앙게시판을 봅니다. 각 기초광장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움직임과 봉사와 나눔의 모습들은 볼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다툼이나 갈등만 있는 조직으로 오해할까 염려됩니다.
게시판을 통해 토론된 내용과 리서치를 통해 정리된 부분이 상당히 차이나는 것을 보면서 현재의 중앙게시판에서 이루어지는 논의를 전부로 알고 일을 추진해서는 안되겠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내부구성원인 저마저도 착시현상을 갖고 있는데 외부인의 시각으로 보면 충분히 오해할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내 의견을 강요해도 되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전 제 의견을 가능한대로 말씀드리지 않고 회원분들의 의견을 모아 따르고자 하는 입장이었기에 입장표명을 안한다고 답답하셨을 회원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제가 제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진행을 하면 분명 그에 대한 더 큰 반대와 반발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나 부족한대로 나아지는 방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체를 보고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