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아이디 · 비밀번호 찾기 | 회원가입
회원 게시판
[산벗 관악산 산행후기] 사당역 4번 출구, 그리움이 나부끼고....
아사달의 봄 | 2011-01-25 11:37:41 | 조회 2187 인쇄하기
http://cafe.mobile.usimin.co.kr/57041     


트위터 페이스북
- 이 글은 산벗 산행후기에서 함께 입력된 아사달의 봄님의 글입니다.























그리움, 마침내 목구멍에 차오르면 눈물 같은 눈이 내리지

 

<#1>

지난주 일주일 내내 날이 몹시도 추웠습니다. 바람도 여느 겨울처럼 불다 말다를 반복하지 않았지요. 날 세운 칼바람은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들짐승마냥 골목길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어둑한 골목길에 느닷없이 달려드는 들짐승, 거리를 가득채운 겨울 찬바람은 들짐승의 그것마냥 송곳니를 번뜩였지요. 사람들이 잔뜩 웅크리고 달아납니다. 사람들도 바람도 떼를 지어 거리를 배회합니다. 어디로 갈까요. 어떻게 갈까요. 그대 기다리는 그곳으로 가는 길이 미끄럽고도 어둑어둑합니다. 이렇게 가다가,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다보면 방향을 잃고, 길도 잃고, 마침내 그대마저 잃을지도 모릅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금방이라도 눈을 쏟아낼 것 같아요. 참고 참았던 눈물, 볼을 타고 흘러내릴 그 서러움 같은 하늘입니다.

 

<#2>

그리움, 끝 모를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울까요? 자문을 해도 답이 없는 그리움입니다. 그저 저 홀로 외롭기도, 우울하기도 하지요. 낮게 가라앉은 하늘이 서럽고, 웅성거리며 불어오고 불어가는 바람이 또한 외롭기도 하구요. 겨울은 늘 그렇게 중저음으로 다가와 ‘탁’하고 무릎 꿇게 하는 그리움입니다. 보고 싶은 사람들, 듣고 싶은 목소리, 따스함으로 어루만져질 손길까지. 그런 온갖 그리운 것들을 찾아 전철에 몸을 실었습니다. 덜컹덜컹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게 전철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젊음의 열기 가득한 혜화역을 지나 멋쟁이들로 차고 넘치는 명동역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췄지요. 열어젖혀진 문을 비집고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어찹니다. 사람들을 찬찬히 뜯어보는 것도 나름 재밌습니다. 노랑머리에 반짝이는 귀걸이가 예쁜 여자도 보기에 좋고, 검은 머리카락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백발의 노신사도 참으로 멋집니다. 덜컹거리며 달여 온 전철이 마침내 사당역에 멈췄습니다. 이제 잠시 후면 그리운 사람들을 보겠지요. 출구를 찾아 발걸음을 옮깁니다. 사당역 4번 출구, 연신 배설물을 쏟아내듯이 에스컬레이터위로 사람들이 밀려들고, 밀려갑니다. 저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나도 밀려나가겠지요. 배설의 시원함 같은 찬바람이 폐부 깊숙이 파고듭니다. 올려다본 출구에는 하늘이 가득하구요.

 

<#3>

커피향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윽한 커피향 사이사이에 그리운 얼굴들이 섞여있습니다. 다정무심, 동서통합, 행인1, 그리고 가야산님까지. 눈인사에 악수까지 인사를 나누고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바쁠 것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으니 잠시 멈춤이지요. ‘휴’하고 담배연기를 뱉어냅니다. 곁에 있는 다른 사람들, 얼굴을 찡그릴 수도 있고 아니면 코를 벌름거리며 저 멀리 사라져가는 담배연기에 코를 박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죠. 다만 나에게는 달콤한 독약임에 틀림없습니다. 담배가 타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이 흘러갈 때 쯤 또 한명의 그리운 사람. 하로동선님이 얼굴을 내밉니다. 바라만 보아도 기분 좋은 사람들. 뜻 모를 그리움이 가득 녹아든 겨울이라서 더욱 좋을지도 모릅니다. 공짜로 맡는 커피향도, 제법 수그러든 날씨도 그리고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도 보기 좋게 무시하고 달려온 사람들. 그 모든 것들이 고맙고도 기분 좋은 날이었지요. 출구 앞에 많은 사람들, 알록달록 울긋불긋 치장도 요란합니다. 나누는 말들도 제각각. 가슴에 품은 그리움 조각도 제각각이겠지요. 어디를 향해 걷다가 마침내 그리움 그 끝에 닿을지. 그리움이란 놈이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이라면 서울하늘 골목골목마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얽혀진 그리움들로 가득하겠지요. 거미줄에 걸려 발버둥치는 나비 같은 그리움 휙 던져놓았습니다. 눈썰미 좋은 그 뉘라면 사당역 4번 출구, 커피향이 좋은 그 골목에서 발버둥치는 내 그리움과 만날지도 모릅니다. 윙크라도 날려주세요. 그럼 저도 당신의 그리움과 만나는 날 그리 할게요. 오늘도 사당역 4번 출구에는 커피향이 가득할겁니다.

 

<#4>

바람이 몰려간 그 골목을 돌아나가 마주한 산길엔 눈이 가득합니다. 며칠 전에 내린 눈 채 녹기도 전에 또다시 눈 소식이지요. 하늘이 잿빛으로 낮게 가라앉았습니다. 손을 휘휘 저으면 손바닥 가득 눈이 잡힐 듯이. 정수리 꼭대기에 하늘을 매달고 산길을 올랐지요. 나뭇잎 다 떨구고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 사이사이로 오밀조밀 사당동 골목이 보이고 그렇게 또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도 불어요. 산길을 걷길 한 시간여, 잿빛하늘가에 꽃잎 나풀거리듯 함박눈이 날리고 있었어요. 가볍다 못해 무게감조차 느낄 수 없는 고운 몸짓에 발걸음도 가볍게 춤을 추고요. 흙 한줌 제대로 없는 절벽에 기대어 저 홀로 성하의 계절인양 자태를 뽐내는 푸른 소나무 하나 하도 보기에 좋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늠름한 모습, 나도 너와 같이 모진 바람에도, 모진 목마름에도 흔들림 없이 세상을 살았으면 좋으련만..... 못내 아쉬워 가던 길 멈추고서 다시금 쳐다보았지요.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때 쯤 산마루를 넘어 불어오는 바람엔 심술이 가득했습니다. 나풀나풀 너울너울 소담스럽게 내리던 함박눈은 눈보라로 낯빛을 바꾸어 심술을 부립니다. 두 볼에 부딪히는 눈이 따갑습니다. 어쩌면 이 바람 끝에는 시퍼렇게 멍들어 있을 얼굴과 마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5>

눈보라를 뚫고 올라선 연주대는 고요했습니다. 바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그렇게 느껴졌지요. 윙윙 바람이 할퀴고 가는 산마루 절벽 끝에 제비집마냥 매달린 연주암. 그 암자 좁은 마당에 고요함이 머무를 틈이 있겠냐마는 내 마음이 그러하니 그러하겠지요. 좁은 절집 마당에는 석등 하나 불을 밝히고 섰습니다. 관악산 꼭대기까지 허위허위 오른 나그네들. 무엇을 찾아 올랐던지 그 소원을 빌어보라. 다 이루어주진 못한다 해도 너의 서러움 모두 들어는 주리라. 그리 말하는 듯 했지요. 지고 있던 배낭을 벗어두고 불전에 몸을 낮춰 삼배를 했습니다. 딱히 빌고자 함은 없었습니다. 꼭 이루고자 함도 없었으니 ‘꼭 들어주세요!’하는 소망함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리 몸을 낮춰야 할 것 같은 정갈한 고요가 있었지요. 사당역 골목어귀 어딘가에 매달려 흔들리고 있을 그리움 하나 가슴속을 맴돌고 있어서인지도 모르지요. 어둑어둑 해는 저물어가고 잠시 멈추었던 눈보라가 그 기세를 더할 때 산행은 끝이 났습니다. 집을 나설 때 같이 나선 그리움의 조각들, 그 많은 조각들 중 오늘은 몇 조각이나 짜 맞추었을까요. 적어도 한 조각쯤은 맞추지 않았을까. 같이하는 시간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따스한 마음 가진 사람들과 이리도 종일 산길을 걷고 오르고 웃고 떠들고.....

 

누군가 사당역 4번 출구 커피향이 좋은 골목길 어귀를 돌아날 때쯤 바람에 흔들리는 내 그리움과 마주하면 눈인사를 보내주세요. 어느 골목에선가 홀로 떨고 있을 그대의 그리움과 마주치면 저도 눈인사 보내줄게요.

     

덧글쓰기 | 전체글 4건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法下  

예쁜후기 감사 합니다^^

멋진 산벗님들 ...
11-01-25

아사달의 봄  

말 많아 시끄러우니 댓글도 없네요....ㅎㅎㅎ
산행후기야 그저 그렇고요....다만 겨울산은 너무도 아름답지요
언제 한 번 기회를 주시면 행복하겠습니다만....거리가....!!!!
11-01-26

음풍농월  

근사해요! 사진도 후기도 사람도!
정신없던 하루, 아사달님 글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11-01-26

아사달의 봄  

머릿속만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은 아니겠지요.
하긴 눈내리는 겨울산이 사람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리는 만무하고.....ㅎㅎㅎ

날이 추우니....산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네....꽃피는 춘삼월에는 사람이 미어터지는데......!!!!
11-01-26

시민광장 일정표 시민광장
52782 [간추린 뉴스]MB,'전기도 무상화하자고 할까봐 겁난다'라고.. 길형구 11-01-27 0 0 2169
52781 [바늘] 아래 봉이님 글에 부쳐... 미늘바늘 11-01-27 0 0 2484
52780 전교조 전공노 민노당 당원가입?판결은-경향.한겨레"무죄" 조.. 이것보세요 11-01-27 0 0 2734
52779 이런 경향들은 좀 봐줘야.. 아마미마인 11-01-27 0 0 3151
52778 통통(tong 通)연구소 문을 엽니다.   22 이제다시 11-01-27 8 0 5191
52777 이광재지사/서갑원의원 직위상실 확정판결-민주당이 물러설수..   1 길형구 11-01-27 0 0 2972
52776 개새끼들 2- 민영일 대법관   2 smurf 11-01-27 0 0 3762
52775 [산벗]이 제안하는 산악동아리 합동시산제 1차가안 다정무심 11-01-27 0 0 2458
52774 (문의)봉하마을에 전기자전거 타시는 분 있을까요?   5 개미 11-01-27 0 0 2082
52773 [생중계 안내] 참여정책연구원 정책토론회 - 비정규직 문제,.. 붉은호빵 11-01-27 1 0 2885
52772 늦었지만 양해해 주십시오.   37 박무 11-01-27 16 0 10436
52771 [2월19~20일] 전국확대운영위원회 개최(봉하마을)   32 새벽21 11-01-27 5 0 4894
52770 KBS 열린토론 (KBS1 라디오) 김성현 전 대표님 출연하시네요   8 로키 11-01-27 4 0 2878
52769 [2월1일~3월7일] 제 1회 < 시민광장 온라인 백일장 >   30 시민광장 11-01-27 10 0 10713
52768 [대전서광장] 세번째 공부방 이야기   2 은빛여울 11-01-27 3 0 6337
52767 [분당을 시리우스리] 1.26 '아침은 드시고 가시죠'   3 광야들불 11-01-27 3 0 2844
52766 성동지역 참여당홍보현수막달기 D-day 청춘노망 11-01-27 1 0 2977
52765 박쥐의 친선경기 섭외-1월 30(일)오후1시~3시 대치유수지체육.. 하록 11-01-27 0 0 2553
52764 일단 첫 걸음...   11 무극이아빠 11-01-27 10 0 11376
52763 ●● 만평 종합 2011. 01. 27 목요일...자연산 족발.. 순수 11-01-27 0 0 2571
52762 기호6번은 후보사퇴하고 ...기호 1번으로 단일화 합니다.   24 초록뱀 11-01-27 3 0 2867
52761 2012년취임식 柳^^盧 이무현 11-01-27 0 0 2133
52760 국민참여당人材 FULL 입니다 이무현 11-01-27 0 0 3057
52759 야권통합에 대한 소견2   4 차인표 11-01-27 1 0 2162
52758 다시한번....네가 만약...그들이라면...   1 드래곤52 11-01-27 1 0 2615
52757 [동영상] 유시민 인터뷰 / "운명이다"   6 구축함 11-01-26 2 0 2679
52756 보온병 상석밟기   3 비젼맘 11-01-26 0 0 2315
52755 여론조사   10 비젼맘 11-01-26 2 0 2964
52754 [2월1,2일] <설 귀향 선전전> 전국 지역별 일정 안내   20 시민광장 11-01-26 5 0 9501
52753 부서지지 않으리   3 초하나 11-01-26 2 0 2328
52752 개 버릇 남 주랴? 그 놈이나 그 놈이나!!!!   6 위시리 11-01-26 2 0 2572
52751 [간추린 뉴스]홍준표 정부와 국방부의 지나친 아덴만 홍보에.. 길형구 11-01-26 0 0 2083
52750 유시민 "그 분이 가려했지만 못간 길을 가려 한다" (한겨레.. 로키 11-01-26 4 0 2104
52749 첨맘님 국민참여당 당대표 출마의 변(필독과 성원 부탁!)   22 위시리 11-01-26 20 0 10954
52748 [분당을 시리우스리]1.25 낮, 저녁의 모습입니다   4 광야들불 11-01-26 3 0 2973
52747 이런 거 올려도 될 지 모르겠지만...   15 흙마당 11-01-26 3 0 2909
52746 [1월30일] <산벗> 번개산행-북한산 (정릉)   12 다정무심 11-01-26 1 0 2542
52745 ●● 만평 종합 2011. 01. 26 수요일..짜고 치네... 순수 11-01-26 0 0 2482
52744 유머 국사암기법 76 연상달인 11-01-26 0 0 2403
52743 야권통합 뭐가 이리 어렵습니까.   6 차인표 11-01-26 0 0 2194
52742 [문학광장] 제1회 시민광장 온라인 백일장   1 그림자村 11-01-26 2 0 2287
52741 [정읍/고창/부안] 통합광장 창립보고   10 너울 11-01-26 2 0 2676
52740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에   1 복사골새우대 11-01-25 0 0 3165
52739 회원모두 꼭!!! 함께 읽고,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유시민..   22 무극이아빠 11-01-25 12 0 7506
52738 GM대우 비정규직 투쟁 현장에서 유시민(펌) 솔트 11-01-25 2 0 2541
52737 [분당을 시리우스리]1. 24 저녁, 한솔마을 7단지에서   8 광야들불 11-01-25 3 0 2474
52736 조중동 방송 퇴출 설날 선전전   2 정권교체 11-01-25 1 0 2261
52735 분당의 시리우스리를 생각해 줍시다.   1 노지심 11-01-25 1 0 2561
52734 [영상대담-생중계] 2011년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 붉은호빵 11-01-25 1 0 2267
52733 2011년 은평광장 신년 정모결과 - 2011년 사업계획포함   1 열린마음으로 11-01-25 0 0 2183
52732 [1월26일] <서울성북광장> 정모합니다.   3 푸른호호 11-01-25 1 0 2090
52731 [1월27일] <문예광장> 달빛요정추모공연 함께 해요~~   20 골드스타 11-01-25 6 0 2976
52730 (수정)작은비석을 세웁니다.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8 무극이아빠 11-01-25 3 0 2569
52729 ◀경남 참여 성명▶김해지역 구제역 발병으로 일체의 가두선..   1 구축함 11-01-25 1 0 2223
52728 [1월 24일 아침] 시리우스리님 운수업 진출~   7 광야들불 11-01-25 2 0 2304
[산벗 관악산 산행후기] 사당역 4번 출구, 그리움이 나부끼고..   4 아사달의 봄 11-01-25 2 0 2188
371372373374375376377378379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