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중심으로 복지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정쟁이 아닌 정책 논쟁이라는 점에서 복지 논쟁 자체는 환영할만 하다. 그러나 논쟁에서 사용되는 논리가 어이없는 것이라면, 이는 정책 논쟁을 정쟁으로 되돌리는 구태라 할 만하다. <민중의소리>는 '복지국가의 논리'라는 제하의 연속기획에서 최근 일고 있는 복지 논쟁의 근거를 점검해 보기로 했다./편집자주
복지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의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복지 문제가 내년 선거의 정책적 이슈라면, 정치적 키워드는 단연 야권연대라고 할 수 있다.
즉, 복지 문제는 야당이 연대를 통해 공동으로 내세울 정책 공약에서도 주요한 이슈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31일 발간된 계간 '광장' 10호 '2011년, 복지국가를 말한다' 특집 좌담회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야권연대를 통한 권력교체를 모색하고 있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의 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재 복지 논란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합의점을 모색한 첫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해찬 전 총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광장'에서 발간하는 계간 '광장'의 특집 좌담회에는 이해찬 이사장,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해찬 "경중과 완급, 선후를 어디에 둘거냐 중요, 공감대 형성해야"
이해찬 재단법인 '광장' 이사장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좌담회는 민주당이 '3+1 정책'(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 반값 등록금)을 제시하며 불붙은 보편적 복지 논쟁을 좀 더 포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으로부터 가볍게(?) 시작됐다.
먼저 조승수 대표가 "복지 문제는 하나의 선거를 위한 개념보다 철학에서부터 재원 마련, 정치 전략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게 논의하고 풍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러자 유시민 원장도 같은 취지에서 말을 보탰다. 그는 "최근 복지 관련 토론이 지나치게 한 건주의 식으로 가는 위험이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문제의식을 좀더 풀어놨다.
"전통적인 의미의 복지국가는 사회적 연대 기능을 국가가 독점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사회적 연대라는 차원에서 국가가 실시하는 복지정책의
카테고리는 사회보험, 보편적
사회서비스, 공적 부조 등이 있다. 우리의 경우에 국민 개개인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감, 두려움, 위험 이런 것들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회보험의 개선과 보완이 필요하다. 보편적 사회서비스는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에 이 분야는 대폭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공적부조는 故 김대중 대통령께서 만드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참여정부에서 만든 기초노령연금 제도들이 있지만 아직 불충분하다. 지금은 이렇게 전체 틀을 놓고 어떤 정책들이 필요한지를 보면서
우선순위를 보아 가면서 하나하나 토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데 의외로 건강보험, 무상급식,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문제 등 개별정책 사안들이 두드러지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증세문제까지 겹치면서 '상당히 혼돈스럽지 않느냐'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 원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어떤 국가를 실현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포괄적인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충분히 돼야 그 다음에 개별 현안에 대해 논의와 뜻을 쉽게 모을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아쉬움이 좀 있다"라고 말했다.
유 원장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정세균 최고위원은 "덜 중요한 부분이 크게 부각되고 있고 4대 보험의 사각지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보기에는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가 중요하고 복지의 사각지대의 문제, 4대 보험 문제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 민주당이 내놓고 있는 정책들은 전체 큰 그림으로 보면 조금 단편적이고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진보개혁정당들이 어차피 총선, 대선을 위해 정책연대를 해야 한다면 좀더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논의해서 종합적인 정책세트를 내놓을 수 있다면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회 초입에 가볍게 형성된 토론 주제에 대해서는 이날 사회자 겸 토론자로 참석한 이해찬 이사장이 정리를 하면서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복지를 생애주기로 보면 출산, 보육, 교육, 일자리, 주거, 건강, 연금, 사회안전망, 재취업 할 수 있는 평생교육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하나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우리 국가의 현실에서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어디에 경중과 완급을 두고 선후를 둘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다. 그 점에 대해 진보개혁진영 내에서 서로 간에 공감을 해야 할 것이다. 어디다 역점을 둘 것이냐? 이것이 연정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될 것 같다."
조승수 "재원이 핵심, 증세 논쟁 피해서는 안 된다"이해찬 "세심하게 봐야 한다. 증세 주장하다 쫓겨난 정권 많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이어진 좌담회의 대부분은 증세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진행됐다. 먼저
사회복지세법안을 발의하는 등 그간 복지를 위한 증세를 주장해 온 조승수 대표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복지국가에 대한 진단이나 접근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재원이 핵심이기 때문에 증세를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라며 "부자증세로부터 보편증세로 가야 한다든지 사회보험 확대로 가야 한다든지 식의 단계적인 논리구성을 잘 하고 설득력 있게 만드는 것은 필요하지만 증세 논쟁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어 "'부자감세 철회하고 오히려 부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부자증세로부터 보편적 복지국가로 가는 재원을 확보하자' 이렇게 공격적으로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해찬 이사장은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재원 없는 복지는 불가능한 이야기다"라면서도 "세심하게 보아야 할 것은 증세를 주장하다가 쫓겨난 정권이 많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 사민당을 12년간 이끌었던 페르손 총리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페르손 총리를 진보정상회의에서 가끔 만났는데, 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신네들은 어떻게 증세를 해서 복지정책을 잘 펼치느냐?' 이렇게 물었더니, '맛을 먼저 보여주고 필요성을 느끼게끔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먼저 증세를 주장하다 쫓겨나면 맛도 못 보여 주고 쫓겨난다'는 말을 해 줬다."
그는 "우리나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을 합하면 400조 가량 되고, 이 중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빼면 300조 정도 된다. 이 300조 원에서 5%에 해당하는 15~20조 원은 구조조정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 또 임시투자공제세액을 비롯해 30조 원 가량 되는 세액 공제들 중 일몰시켜도 되는 조세감면 조항도 있다. 여기서 15조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다. 새로운 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있는 세제를 엄격하게 집행만 해도 세출에서 15조 원, 세입에서 15조 원 등 30조 원은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증세없이 30조 원 가량을 마련해 복지재정으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해찬 이사장의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우리가 발표한 정책들은 집권하면 5년 동안 추진하겠다는 취지인데 민주진영이 집권에 성공해도 2013년 이후부터 돈이 들어가는 것이니까 기존의 재정을 개혁하고 세원을 발굴하는 것으로도 새로운 세목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세목을 신설하고 부유세를 먼저 들고 나가면 이러이러한 정책을 채택하자는 제안까지 날아갈 위험이 있다.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정직하게 말하자는 것은 공감하지만,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어떤 복지정책이든, 재원대책이든 결국은 국민 공감대를 만들어야 하고 국민들의 승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희 "비과세 감면, 증세를 통과시킬 수 있는 사회복지 쟁점들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이정희 대표는 현실에 입각한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을 밝혔다. "작년 정부정책 중에 칭찬한 것이 있는데, 임시투자공제세액을 폐지하겠다는 안을 정부가 2년째 국회에 가지고 왔다. 저는 '제발 꼭 해라. 이건 꼭 해야 된다'라고 했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굉장히 반대를 했고, 민주당도 강하게 폐지를 주장하지 않아서 정부가 안을 들고 왔는데도 결국은 폐지하지 못했다. 비과세 감면을 줄이는 것도 증세하는 것 만큼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이 대표는 이어 일종의 단계적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가 보편적 복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다자녀 추가소득 공제'라든가 '교육비 공제'와 같이 사실상 상위 50%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부분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는 우리가 정권을 교체하기 전에도 국민들께 충분히 공감을 얻어가면서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부터 먼저 논의하고 실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도
소득세, 법인세 증세안을 냈고 여러 가지 증세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증세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2013년은 지나고 실제로 새로운 정부가 주도하기 시작했을 때, 앞으로 1~2년은 흘러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생각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때의 재원 마련 대책을 위해서는 비과세 감면문제, 그리고 증세를 적극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몇 가지 사회복지의 쟁점들에 대한 집중적인 동의를 구해가는 것이 더 안전하지 않겠나하고 생각한다."
토론이 한 순배 돌고 조승수 대표는 다시 증세 문제를 꺼냈다. "우리가 유럽식의 복지구조를 일정 정도 만들기 위해서는 100조원 정도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전에 적어도 수 십 조원 정도는 있어야 당장 시급한 의료나 보육부분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면 증세 없이 가능할 것이냐 하는 문제의식이 있다. 세출 조정도 굉장히 많은 전제들이 있고,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그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자감세로 인해 이미 재정위기가 와 있기 때문에 부자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상당 부분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처음부터 보편적 증세까지 다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하더라도 증세에 관한 논의는 피하려 한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세금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보수진영으로부터 오히려 세금폭탄이라는 역공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승수 "부자감세로 재정위기, 부자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 있을 수 있어"이해찬 "부자증세는 부자들에게 공격적, 세출구조조정 통해 단계적 보편적 복지 실시 재원 마련 가능"다시 이해찬 이사장이 맞받았다. "부자증세라고 말하면 부자들에게는 공격적이 된다. 실제 개인 소득세는 증세할 여지가 많지 않다. 반면에 법인 소득세는 여유가 있다. 먼저 이명박 정부가 낮춘 법인세율을 높여야 한다.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은 기업의 여러 나라에서 경쟁하려면 세제가 좋아야 한다는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종부세를 전부 합쳐서 연간 19조 원을 낮췄다. 그런데 법인세를 낮췄다고 해서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나? 대기업들은 유보금을 더 많이 쌓아놓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현실에서는 전혀 맞지 않다."
이해찬 이사장은 국방비 구조 개혁 등도 언급했다. "근본적인 부분인데 우리가 국방비 구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 국방비가 245억 불로 GDP(국내총생산)의 2.8%를 쓰고 있다. 독일, 프랑스는 GDP의 1.3%밖에 안 된다. 남북한 대립구조 때문에 60년째 쓰고 있는 것인데, 한반도평화체제를 구축하면 100억 불 정도의 군비 감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교통시설특별회계의 경우도 10조 원 이상을 쓰고 있다. 이건 휘발유세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는데, 무한정 도로를 확장하는 것처럼 이 돈이, 돈을 쓰기 위한 사업에 많이 낭비되고 있다. 이처럼 세출구조조정을 통해서도 보편적 복지를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규모는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분명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재원조달 방안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유시민 원장은 "세부적인 재원조달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근원적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복지는 국가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란 무엇이냐, 나에게 국가가 뭐지라는 생각부터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부자증세 보다는 '조세 정의 실현'이 좋다", "국가가 사회연대 적극 실현하는 것이 복지"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유 원장은 "국가는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의 실현을 정책 문제로 보면, 결국 복지 문제는 사회 연대다. 국가가 사회 연대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복지다. 사회 연대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비용은 능력대로 부담하되 그 혜택은 필요에 따라 받는 것이다. 돈 많은 사람은 많이 내고, 돈이 적은 사람은 적게 내고, 돈 없는 사람은 내지 않되 혜택은 필요에 따라 가져가는 것이 근본 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문제의식을 계속 풀어놨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부자급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없다.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고 부자든, 가난한 아이든 다 같이 밥을 먹는 것이다. 사회 연대의 범위에 들어오는 과제들은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재원 조달 문제도 '부자 증세'는 누구를 공격하는 것 같다. 그것 보다는 '조세 정의 실현'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회 연대, 복지국가라는 틀에서 생각할 때 정의는 부담이든, 혜택이든 받을만한 사람에게, 감당할만한 사람에게,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준다는 관점에서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세입분야에서 정의는 능력대로 조세를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능력대로 안 하고 있고 너무 많이 빠져나가고 있어서 복지재정 조달 면에서는 조세정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유 원장은 또 "지금 복지정책 논의의 초점을 이론적으로 올바른 것을 찾는 것에 두기보다는 현 단계에서 국민들에게 많은 공감대를 받을 수 있는 논리와 정책 내용, 우선순위를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해찬 이사장은 유시민 원장의 말에 공감한다며 "그동안은 복지가 시혜의 관점에서 나왔지만 이제는 권리로서 복지가 나온다. 그것이 정의다. 복지는 권리다. 20%가 80%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고 그 20%까지를 포함한 기본적 권리다"라고 말했다.
정세균 "증세부터 들고나가면 저항에 직면, 법인세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현명하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정세균 최고위원은 다시한번 증세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우리가 복지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승인을 받으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승인을 받기도 전에 증세부터 들고 나가면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감면제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으로는 상당한 규모가 된다. 그런데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고 거기서 5조에서 10조 원 정도를 확보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저항도 무지하게 클 것이다. 그것이 선거 패배의 결정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것보다는 법인세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현명하다. 법인세의 경우 1년에 35조 원 정도가 들어오는데 원래 세율이 28%였는데 이명박 정부가 현재 22%까지 깎았고 한나라당안은 20%까지 내리는 것이다. 지금 우리 보다 법인세가 낮은 나라는 대만, 싱가폴 정도뿐이다. 최소한 24%, 25% 정도까지는 복원해야 한다."
정 최고위원은 "지금은 어떤 정책을 채택하는 것을 가지고 논의가 되어야지 재원 문제가 논란이 되면 정책 자체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증세가 아닌 재정지출 구조개혁 등을 통해 복지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설파한 이해찬 이사장은 "궁극적으로는 35% 정도의 조세부담률이 이루어져야 보편적 복지체제가 갖추어지는 건 사실이다. 현재보다 10% 정도 조세부담률이 높아져야 한다. 우리가 1조 불 정도의 GDP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100조 원 정도가 궁극적으로 필요하다. 이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조승수 대표의 의견에 부분적으로 공감했다.
하지만 이해찬 이사장은 "그렇지만 (복지)수요 자체는 단계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 수준에서 필요로 하는 보편적 복지의 수준에 맞는 재원을 찾아야 한다. 현재 수준에서는 2008년도에 잘못한 조세제도를 복구하고 세출을 구조조정하고 1년에 3~4% 성장하는 경제규모에 맞추어 신규 세원을 확보하고 배분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이사장은 참여정부 때 도입한 기초노령연금제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기초노령연금제를 도입할 적에 최소액부터 시작하자, 부담할 수 있는 최소액으로 추진하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복지정책을 펼 때, 전면적으로 실시할 것을 전제로 재정을 확보하는 것하고 단계적으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확대할 정책을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 이해찬 이사장 등의 주장에 대해 조승수 대표는 "경제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 볼 때, 결국 복지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 측면에서 내수 시장을 넓히고 가처분소득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총체적 설명이 가능하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큰 틀의 증세, '세금을 내라'가 아니라 '우리도 장기적으로 세금을 내고 안전한 사회로 가자'라는 논리를 일관되게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이해찬 "증세 문제 회피하는 것 정직하지 못하지만, 복지 수요는 단계적으로 다가오는 것"이정희 "새로운 세목 만든다면 헌재에서 합헌 결정 받을 수 있는 이론의 여지 없는 세금이어야"이에 대해 이정희 대표는 "증세 논의는 재정 책임 측면에서 당연히 필요하다"라면서도 "우리가 실제 재원을 마련하려고 할 때, 국민들의 수용성도 있지만 새로운 세목을 만들면 당연히 헌법재판소로 갈 것이라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정치기관이 되었다. 가장 강력하고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으면 제2의 여지도 없는 곳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세목을 만든다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세금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방법이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하나는 기존 세금에서 최고구간을 만들거나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해서 '이것은 정책판단의 문제다'라고 논의되고 '충분히 변화의 여지가 있다'라고 받아들여지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하나는 '상장
주식 거래의 양도 차익 과세문제'처럼 다른 것은 과세하는데 빠져있는 부분에 대해 빈틈을 메우는 방식인데 이것은 실제 세수는 크지 않지만 불리한 사법제도 환경을 생각해보면 '소득이 있는 곳에서 과세한다'라는 원칙에 따라 수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법인세, 소득세 문제는 정 최고위원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당장 올해 말에는 논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야권 전체에서 어떤 안을 가지고 논의할 건가에 대해 공조할 수 있을 것이다. 세율을 22%가 아니라 좀 더 올리든, 아니면 최고구간을 만들어서 올리든 좀 더 논의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야권이 공동으로 모여질 수 있는 재원 마련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오랜 시간 좌담회 끝에, 재원마련 대책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확인했지만 좌담회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이사장은 "복지 수요의 선후, 완급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복지 수요가 여러 가지 부문에서 다양하게 나오는데, 현재 시점에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가장 긴급한 수요가 뭐냐, 그리고 그것을 어느 정도의 완급으로 다룰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선후, 경중이 가려져야 그 다음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한 합의가 없이 나열식으로 나오니까 혼돈이 생기는 것이다. 당 정책위원회 모임과 같은 것을 정례화해서 선후, 완급에 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재원 대책과 관련해서 약간 이견이 있는데, 그것도 자꾸 자리를 함께하고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과거에 비해서는 훨씬 더 과감하고 진보적인 생각들을 하게 된 것도 우리가 공감대를 만들고 정책연대를 만드는 데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는 "복지 문제를 지금 A냐, B냐는 선택의 문제로 보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데, 장기적으로 같이 간다고 생각하고 어떤 것을 앞, 뒤로 배치할 것이냐, 어떤 방법까지를 열어놓을 것이냐에 대해서 논의를 한다면 충분히 합의할 수 있고, 국민들이 '그래도 작은 차이와 의견의 대립들을 극복하고 하나로 정리하는 능력이 있구나'하는 면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능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결국 2012년의 큰 변화를 만드는 토대일 수 있다. 무엇보다 4월 재보선에서 야당이 잘 연대를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년 4월 총선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조승수 대표는 "외국 선진복지국가들은 대체로 조직된 노동의 힘을 기반으로 노동당, 사민당을 중심으로 사회적 타협이 가능했는데, 우리는 선진 유럽국가와 다른 조건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고, 그런 면에서 진보정당의 포지션이 중요하다"라며 "결국 한국형 복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어디서 확보할 것인가 하는 차원에서 지금 국면에서는 증세 문제를 전략적으로 계속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원장은 "복지를 강조하고 사회연대에 대한 국가의 개입, 국가의 책임을 키우자고 이야기하고 이것이 공동체 전체의 발전과 국민 개개인의 안전한 삶을 위해 훨씬 유익하고 합리적인 제도라고 계속 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그런데 최근 논의는 정책의 목표, 방법, 재원조달 방식, 이행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 공통점을 찾아가기보다는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는 일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