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독고탁님에게 서프라이즈를 통해 모금된 노무현재단 후원금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되었는지를 알려주십사고 요청드렸습니다. 그에 대해서 독고탁님은 서프라이즈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 들어간 돈이 더 많다, 과거 검찰의 계좌 조사에서도 흠결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독고탁님께 여쭈어본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요청을 드리려다가 자꾸 2부, 3부 … 끝없이 길어질 거 같아서 그냥 제가 아는 사실만 말씀드리는 게 좋겠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먼저, 왜 제가 이 시점에서 돈 이야기를 꺼내서 논점을 흐리게 만드는가 우려하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설명을 약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초반에 쓴 <독고탁님께서 고려하셔야 할 두 가지 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서프를 개편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별로 서프라이즈의 외연을 넓히려는 차원에서,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분들의 글을 마이너스 점수와 해우소로 보내는 것의 부작용을 개선하려는 정도의 선의로 받아들였어요 처음에는.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서프라이즈는 눈팅들이 내는 1200만원 가까운 후원금으로 굴러가는 사이트라서 저는 눈팅들의 거센 반발을 서프라이즈가 어느 정도는 수용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오히려 약을 올리는 거 같았습니다. 떠날 테면 떠나라, 아니 좀더 심하게 말하면, 은근히 떠나주기를 바라는, 눈팅들이 떠나고 후원금을 끊어도 기댈 데가 있어서 저렇게 거침없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팅들이 떠나는 서프라이즈는 제 생각에는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알면서도 서프라이즈를 제 나름으로는 지켜주기 위해서 밝히지 않았던 사실을 이제 와서 말씀드리는 것으로 이해해주십시오.
재작년 말 그러니까 2009년 12월 말에 영국의 모난돌은 노무현재단에 1436파운드의 후원금을 보냈습니다. 노무현재단이 출범하고 매칭 펀드 방식으로 기금을 모으는데 초반에 많이 모아야 정부 지원금도 커진다기에 11월에 일일주점을 열어서 급히 돈을 모았습니다. 당시 환율이 얼마였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300만원이 좀 안 되는 액수였을 겁니다.
저는 서프라이즈에 꾸준히 글만 올렸지 물론 해외에 있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노사모도 아니었고 재단 쪽으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이 한 분도 없었습니다. 아, 물론 제가 이름만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이기는 합니다. 서프라이즈에서 하도 제가 글로 하도 극성을 떠니까 해외 대표로 몇 사람 올라간 데 끼었나 봅니다. 그런데 작년 그러니까 2010년 10월에 노무현재단에 아주 깊숙이 관여하신 분을 영국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업무차 영국에 들리신 길이었는데 멀리 영국에서 따로 모난돌이라는 모임까지 만들어서 노무현재단을 후원해준 것에 대해서 한번 만나뵙고 감사를 드리고 싶다는 말씀이셨어요.
저는 모난돌 회원 몇 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이때가 아니면 언제 이런 말씀을 드리겠나 싶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막 털어놓았습니다.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정신을 이어가는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그 구심점이라는 것이 노무현재단이라는 건물, 기념관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을 만들어야 한다, 노공이산님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 바로 한국의 언론 아닌가, 진실과 사실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당신한테 불리한 내용이라도 늘 진실과 사실 앞에서 겸허했던 그분의 정신을 영원히 이어간다는 뜻에서도 꼭 좀 언론을 만들어달라, 이렇게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다시피 했습니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그분도 서프라이즈를 당연히 아시더라구요. 제가 좀 투정을 부렸습니다. 노무현재단에서 직접 언론을 만들기가 곤란하다면 서프라이즈도 좀 적극적으로 밀어달라구요. 그분에게 좀 결례가 될 만한 이야기까지 막 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서프라이즈는 노무현재단 출범에 맞춰서 희망고양이프로젝트도 벌여서 후원금도 모으고 그랬는데 노무현재단은 서프라이즈 같은 데서 도움만 받고, 물론 경황이 없으셔서 그렇겠지만, 도움을 주는 데는 좀 소홀하신 거 아니냐구 따지다시피 했습니다. 차도 다 끊겼는데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아직 시차 적응도 안 된 분을 붙잡고 새벽 2시까지 매달렸습니다.
희망고양이프로젝트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분 얼굴이 굳어지더군요. 한숨을 푹 쉬시더니, 돈이 서프라이즈에서 안 들어왔다는 겁니다. 사실 재단 입장에서야 꿔준 돈을 받는 입장이 아니니까 노무현재단을 위해서 걷은 후원금 왜 안 보내느냐고 서프라이즈에다 따질 수도 없는 입장 아니겠습니까. 이쪽의 자중지란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 그걸 공개적으로 요구할 수도 없었을 테구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물론 모난돌은 노무현재단에 바로 송금을 했기 때문에 직접 관련은 없었지만, 만약 재단으로 바로 보내기가 여의치 않았으면 저희도 희망고양이프로젝트에 동참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돈이 노무현재단에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아직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참담한 심정이 들까요. 저는 그분 앞에서 서프앙의 한 사람으로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대충 대충 사는 스타일입니다. 돈이 얼마 들어왔고 얼마 나가고 그런 거는 신경 쓰는 체질도 아니고 신경 쓸 시간도 없습니다. 다른 분들도 다 그렇게들 사시겠죠. 그런데 모난돌이라는 모임의 공금을 제가 맡으면서는 적어도 공금에 대해서는 한 푼도 함부로 쓸 수가 없더라구요. 다른 회원분들은 모난돌 소식지 만드는 데 들어가는 종이값, 프린터 카트리지 등 공적으로 하는 일에 들어가는 돈은 공금으로 하라고 말씀하시고 저도 그러겠다고는 하지만 장부에다 적어놓기는 해도 차마 그 돈을 뺄 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한푼이라도 아껴서 모은 돈을 서프라이즈에도 보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노무현 정신을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가 서프라이즈라고 생각해으니까요. 회원 분들 중에는 서프라이즈가 뭔지 처음 들어보는 분이 많았는데 그런 분들께도 동의를 얻어 서프라이즈를 후원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회원들에게 서프라이즈로 돈을 보내자는 소리를 할 수가 없더라구요. 천안함 진상 조사 후원금 모금에도 모난돌은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금전적으로는 제가 독고탁님에 대한 신뢰를 접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서프라이즈는 꼭 필요한 사이트라고 생각했기에 제가 개인적으로 하는 후원은 끊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독고탁님의 정치적 견해에 대한 신뢰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서프라이즈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크게는 독고탁님 같은 분이 노무현 정신을 이어가는 세력의 구심점 노릇을 하는 일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이 문제를 말씀드립니다.
저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고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적도 많은 인간입니다. 그러나 노공이산님을 알고 나서부터는, 그리고 특히 모난돌이라는 모임에 참여한 뒤로는, 거짓된 행동을 하거나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노공이산님의 이름을 걸고 말씀드립니다. 진실을 아시는 다른 분들도 모두 노공이산님의 이름을 걸고 말씀하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