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흙탕에서 신음하며 느끼는 좌절과 변명
화내지 말자, 미워하지 말자, 이해하자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1-03-07)
먼저 이해를 구합니다. 요즘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수 없이 달리는 비난 댓글을 읽으면서 몹시 괴롭지만 그냥 속으로 미안하다고 합니다. 얼굴도 모르고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는데 저한테 저렇게 마음이 불편하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요. 대충 압니다.
서프라이즈란 매체가 정치웹진이고 가장 이해가 엇갈리는 날카로운 문제들을 가지고 논쟁을 하고 이른바 ‘알바’라는 분들도 들어와서 논쟁의 격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알바로 몰지 말라고 하겠지요.)
저는 원래 글쟁입니다. 방송작가지요. (자서전 쓰느냐고 하실까 봐 줄입니다.) 지금은 칼럼을 씁니다. 정치칼럼입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과 입장이 다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제 가치의 전부입니다. 그래서 때로 격렬한 글도 쓰고 그것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겠죠. 그러나 전 소신껏 글을 썼고 기운이 남아 있는 한 앞으로도 쓸 것입니다.
내가 이제 할 얘기는 무엇인가
어떤 분이 저에게 노무현 대통령한테서 그렇게 배웠느냐고 심하게 모욕적인 질책을 했습니다. 그 댓글 하나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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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선생님께…
(중략)
도대체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하며 무엇을 배웠소? 이런 협잡질을 배우셨소? 이런 패악질을 배우셨소?
선생과 신상철을 비호하는 몇몇 나부랭이들이, 그나마 절박하게 이곳 서프를 지키려 했던 개곰님에게 무슨 망발을 했소이까? 난 가슴이 저리더이다. 그래서 참다못해 나선 거요. 아시겠소?
신상철이 선거법을 어겨가면서 그만한 벌금을 냈으니 그의 진정성을 알아달라는 게요? 지금 장난하오? 사람 가지고 노는 거요? 이곳에 눈팅들이 핫바지로 보이시오? 바보 천치 등신에 머저리로 보이시오?
(하략) |
아무리 익명성이 얼굴을 가린다 해도 지나칩니다. 네티즌의 자유를 벗어났습니다. 최소한의 예의도 버렸습니다. 저만 모욕한 것이 아니라 노 대통령님도 모욕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절 가르쳐 주시지는 않았지만 저 나름대로 그분의 가는 길을 따라서 배웠고 잘못 배우지도 않았습니다. 제 말 믿으셔도 됩니다. 앞으로 저의 행동은 전부가 드러날 것이고 숨길 수도 없습니다.
제가 이미 서로를 이해하고 억지로라도 서로들 조금만 소통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시민 원장도 서프라이즈 문제에 대해서 잘잘못보다는 그냥 한 호흡 줄이자고 지지자들에게 말씀해 주었으면 바랐고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하셨더군요. 누군가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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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한마디 하셨네요! 만족하세요.
(시민광장 회원이 아니라서 응급의사님 글 무단 펌합니다. 애교로 봐주삼)
경북참여당 전당대회에서 첨맘님이 하신 말씀을 옮겨봅니다. 앞부분이 생략된 대표후보 연설문 중 일부입니다. (경주광장 새날님 글 중 일부임)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우리가 너무 작은 정당이지만 그래도 가슴은 크게 열고 코끼리도 껴안을 수 있는 개미처럼 행동하자는 것입니다. 자꾸 고래를 잡아먹으려 하면 고래가 긴장해서 안 됩니다. ^^~ 고래를 껴안는 새우로 코끼리를 껴안는 개미로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 지금 어디 모 사이트에서 아이피 정지당한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정치라는 것이 서로 이해관계가 상당히 첨예하고 서로 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참여당의 당원동지 여러분들은 의견이 다를 때에도 매우 정중하게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정도의 의도로 온라인 활동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벌어졌던 지난 몇 주간의 일들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그리고 마음껏 다 말하고 살 수는 없지요, 좀 참고 말하고 싶은 것의 반 정도만 말하고, 그럼으로써 더 많은 분들과 대화하고 그렇게 우리 당이 여러 가지 면에서 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저 당은 대표부터 당원까지 다 까칠하단 말을 들으면 곤란합니다. ^^~” |
유시민 원장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참여당 분들이나 그 밖에 댓글을 다시는 분들도 유시민 원장이 하신 말의 의미를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저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유시민 원장은 큰 분이고 또 훌륭한 분입니다. 대학시절부터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고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역시 민주화의 길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에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사랑과 헌신도 처음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어느 분이 내가 유 원장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고 하셨는데 분명히 말합니다. 저는 정동영의원에 대해서도 지지 글도 썼고 비판 글도 썼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렇고 남에게 물어봐도 제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확신이 서면 거리낌 없이 글을 씁니다. 유 원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집니다.
제 비판은 대통령으로부터 고위보좌관, 각료, 국영기업체장, 검찰, 법원, 국정원장 언론사 사장, 기자 등 피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했습니다.
전번 글에서 읽으셨을지 모르지만 저는 엄청난 유 원장 지지자였습니다. 지금 무척 어려운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유 원장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무거운 짐으로 그를 짓누르고 있는지 잘 이해합니다.
저는 참여당 창당 때 민주당의 고위 당료나 국회의원 한 사람도 보이지 않을 때 전 비록 이름만 민주당원이라 하더라도 노무현후원회장이라는 나름대로의 소개로 참여당 여러분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유 원장을 지지하고 성원하고 그를 이 나라의 유일의 지도자로 여기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유 원장을 보호하고 질시와 음해와 박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다짐할 것입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한다고 결심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유빠라고 하는, 좋기도 하고 거북하기도 한 별칭을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노빠가 부끄러움이 아니듯이 유빠도 마찬가집니다. 한 사람의 옳은 정치인을 헌신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보람찬 일인가요.
너 나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
민감하게 받아 드릴 것입니다. (‘너나 잘해’라는 질책을 각오합니다.)
결코 해로운 소리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유시민 원장은 아주 훌륭한 동량입니다. 좋은 재목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유시민은 잘 가다듬으면 훌륭한 재목이 된다.”
유 원장에게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습니까. 또 얼마나 험난한 고난의 길을 가야 할지 모릅니다. 유 원장과 여러분들이 함께 헤쳐나가야 합니다. 문제는 방법입니다. 생각해 보셨습니까.
우리 속담에 예쁜 자식 종아리 한 대 더 때리라고 했습니다. 자식 귀여우면 험하게 기르라고도 했습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지만 여러분에게는 유 원장이 더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보호해야 합니다. 도와야 합니다. 그러나 과보호는 아닙니다.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유 원장을 더 없이 사랑합니다. 품질이 안 좋은 몇 알바들을 제외하고 유 원장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유 원장을 사랑하는 방법을 바꿔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상대를 비난하고 화나게 해서 우군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연구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쓸 때 품격 있게 쓰십시오. 상대방이 반발합니다. 품격의 힘을 믿어 보십시오.
얼마 전에 발생한 어느 재벌의 자식 과보호 사건도 한 예입니다만 지나침은 모자라만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서프라이즈 사건에서도 보았듯이 지나친 분들이 있었습니다. 화가 나면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고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야 우선 쏟아 내놓고 보지 않을까요. (댓글 많이 달리겠죠.)
화가 나면 쌍욕이 나오죠. 쓰기 전에 3초만 참아 보십시오. 욕 안 써집니다. 썼으면 지우게 됩니다. 상대방이 욕한 댓글을 보면 똑같이 대응합니다. 둘이 모두 손해입니다. 자기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에게도 손해를 끼칩니다.
밖에서 보는 사람들까지 좀 지나치구나 하는 인식을 줄 때 참으로 뜻밖에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손해입니다.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유 원장도 스스로 자기가 좀 까칠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 원장을 지지하는 분들 역시 까칠하다는 비판을 받는다면 유 원장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올 것입니다.
저는 서프라이즈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커질 줄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강금원 회장님의 ‘시사인’ 기사가 서프 대문에 실렸고 그것이 발단이 되어 서로가 감정을 상해서 일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잘잘못 따지는 댓글이 달리겠죠.)
그러나 피차 좀 더 슬기롭게 대처하고 외통수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여기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고 그처럼 좋은 글을 써주시던 개곰님 같은 분들과도 사이가 벌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되겠습니까. 무오류는 신의 몫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참모들이 건의를 하고 그것이 옳으면 바로 시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너 가 봤어! 해 봤어!’ 하는 사람과는 다르죠. 우리 인간 모두는 결함 많습니다. 아주 특출한 사람도 있지만 그 역시 작심을 하고 드려다 보면 반드시 결함이 보입니다.
미8군 사령관이었던 위컴이 할 말입니다. 한국인은 들쥐 근성이 있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쫓아간다고 비아냥댔습니다. 나쁜 사람입니다. 하필이면 왜 혐오동물인 설취류란 말입니까.
유 원장이 말씀하신 것도 호흡을 한 박자 쉬자는 의미라고 해석합니다. 먼저 말씀드립니다. 댓글 다실 때는 존대를 하십시오. 어떤 분은 저한테 말을 놓은 사람은 딱 하나라고 조사까지 하셨던데 저한테 존대하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오해가 생기고 제가 댓글로 그분을 비난했으면 그쪽에서는 더욱 험한 말이 오지 않았겠습니까.
서프라이즈가 아무리 열린 공간이고 익명성이 보장된다 해도 도가 지나치면 안 됩니다. 피차의 인격을 상하게 만듭니다.
몹시 화가 나서 떠나셨던 분들 돌아오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또 뭐라고 하시겠지만 어디를 가도 서프라이즈 같은 해방공간 만나기 어렵습니다. 격했던 감정 잠시 식히면 옛날로 돌아올 것입니다. 정 안된다면 할 수가 없는 것이죠. 선택은 자신이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미워할 수도 없습니다. 누구를 사랑하느냐. 누구를 사랑하지 않느냐. 자신이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지금까지 소신으로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절대로 꺾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소중하듯이 저 역시 소신으로 살아온 제 인생도 매우 소중하며 저 자신이 무척 아끼고 사랑합니다. 여러분도 사랑합니다. 저도 사랑해 주십시오.
2011년 03월 07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