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판. 해야하지만, 하는데 치뤄야 할 비용이 너무 큽니다. 그래서 무척 어려운 문제입니다. 참여당과 첨맘님의 그러한 고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현재로썬 정권교체를 원하는 다수 국민들의 통합과 연대의 요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차라리 당분간은 가능한 민주당 비판은 자제하시는게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보개혁유권자의 대다수가 참여당과 민주당의 차이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못한 채 민주당 비판을 하면 책임없는 지위에서 딴죽거는 사람으로 인식될 뿐 그에 상응하는 소득은 미미할 가능성이 큽니다. 유시민이 극복해야 할 분열, 분란, 좌충우돌의 이미지만 짙게 만들 뿐입니다. 특히나 지금 유시민과 민주당간의 갈등과 분열을 선동하려는 보수언론의 노골적인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개혁유권자들에게 엉뚱한 오해를 사기 십상입니다. 유시민이 백마디 연대와 통합의 얘기를 하다가 한마디 민주당 비판을 해도 그 말이 기사 헤드라인으로 뜨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란 걸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민주당 비판을 하더라도 되도록 오해를 사지 않도록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서 정제된 표현으로 해야 할 것이고, 보다 바람직하다면 진보대통합이 성사된 이후에 하시는게 타이밍상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대표가 되시면 진보대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첨맘님 혼자 힘으로 될 일은 아니지만, 상당한 기여와 역할이 기대됩니다. 첨맘님은 진보진영의 국가관에 문제가 있다고 하시고 저또한 공감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선거구당 최다득표자 1인만이 선발되는 소선거구제도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통 진보정당의 지속적인 지지부진은 결코 인물과 정책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이 추진하는 정책이 제1야당 민주당이 내놓는 정책보다 부족함이 무엇이며, 그들의 서민에 대한 희생,헌신,열정이 민주당 국회의원들보다 모자람이 무엇일까요? 물론 그들에게도 흠결이 있지만 민주당과의 상대적 비교에서라면 그것은 티끌에 불과할 것입니다. 진보,개혁유권자들은 현행 소선거구제하에서 자신이 진보정당에 던지는 표가 사표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라는 최악의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1야당 민주당 후보에 기표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른바 비판적 지지의 망령입니다. 인물과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세력의 문제입니다. 세력을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위적으로라도 키우지 않으면 아무리 정책과 인물이 훌륭해도 결국 도태되고 말 것임을 현행 소선구제는 주기적으로 반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렵고 험한 길이지만 우리의 신념과 뜻이 옳고 투철하다면 언젠가는 국민이 우리를 알아줄 거야!" 라는 이 아름답지만 비현실적인 믿음을 진보정당은 이제 과감히 폐기해야 합니다. 이러한 미련한 믿음은 민주당이 심대한 실착을 하기만을 멍하니 쳐다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무력함을 안겨줄 뿐입니다. 지난 십수년간의 진보정당의 고된 역사는 이러한 교훈을 이젠 진실로 받아들이기엔 충분한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인물과 정책의 문제가 아님이 판명되었다면 이젠 세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는 정치공학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중대한 생존의 문제입니다. 현행 소선구제의 수혜자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회의 다수를 점하는 상황에서 예측가능한 미래에 선거구제가 바뀔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하기에,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입니다. 비민주 진보대통합이 그것입니다. 제도가 변하지 않으면 사람이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진보정당은 자유주의를 만나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켜줄 현실적 힘과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유시민, 이정희, 권영길, 강기갑, 심상정, 노회찬이 함께하는 정당.. 민주당을 단숨에 위협할 수 있는 세력이 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진보정당, 특히 진보신당이 순혈성에 집착하여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솔직한 맘으로는 진보정당이 유시민을 엎드려 환송해도 모자랄 판에 왈가왈부하는게 좀 한심할 지경입니다. 그치만, 진보정당의 내부사정이 정 그렇다면 첨맘님이라도 용기있게 먼저 나서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첨맘님이 "시민은 자유롭게, 국가는 정의롭게"라는 구호를 들고 나오셨습니다. 듣자마자, 참 멋지고 훌륭하다 생각했습니다. 선행국가론의 학문적 공허함을 염려하였는데 결국 선(善)의 내용이 "정의"로 채워짐으로써 저의 우려도 씻어졌습니다. 또 그 내용이 "정의"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여러모로 좌클릭을 암시하는 단어입니다. 최근에 첨맘님이 보이는 여러 정치행보의 맥락을 볼 때에도 그리 해석됩니다. 첨맘님의 자유주의는 "실질적" 자유주의이어야 합니다. 평등에도 형식적 평등과 실질적 평등이 있듯이 자유에도 형식적 자유와 실질적 자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적 평등은 형식적 자유와, 실질적 평등은 실질적 자유와 동전의 양면입니다. 자유실현의 물질적 토대인 경제와 복지의 뒷받침이 없는 자유는 말 그대로 형식적 자유에 불과하기에, 정의를 기치로 내건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시민이 실질적 자유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 모토가 담고 있는 함의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