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는 초과 이익 공유제도 중요하지만 대기업들의 '불공정 거래' 관행부터 논해야 할 것이며 대기업에 치중된 불균형부터 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초과 이익 공유제'이면 대기업들이 무슨 짓을 해도 된다는 것인지 묻고 싶어진다. 이익공유제는 또한 대기업들이 안한다면 그만인 것으로서 강제력이 없다. 실제로 총리시절의 정운찬은 부자감세를 용인했고 '재벌은행법'을 통과시켰다. 뒷걸음치는 공정위 행태는 계속되었고 4대강 포크레인 소리만 요란했다. 대기업 건설사들의 턴키단합으로 얼룩진 4대강 공사였다.
더구나 청와대의 태도를 보노라면 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쟁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보이기만 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익 공유제에 불만을 표했다지만, 청와대에게 '동반성장'이란 겉치례 위한 장식품인 것을 이건희는 몰랐을까?
이처럼 MB 정부의 그 천성이 친재벌이라 대기업 편중에 비판적인 안철수 교수와 인연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차례 기회에서 내각진출이 무산된 것은 안철수 스스로의 거절도 있겠지만 정권 구성원들의 그 특성상 안 교수가 달갑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철수 교수는 개인적으로 유시민,문재인,한명숙,이준구와 함께 차기 대통령으로 어떨까 생각된 인물이다. 그는 MBC '무릎팍 도사' 출연으로 큰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한마디 한마디가 놓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경제를 이유로 대통령을 뽑는 것이라면 이명박이 아니라 안철수라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문재인과 더불어 정치에 큰 뜻이 없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를 영입해 하려는 정치권의 유혹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야권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안철수 교수를 어떻게 생각할까? 삼고초려해서 그와 함께 해야 할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정치에 큰 뜻을 두지 않는 그를 두고 선거에 앞서 그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은 안철수에 대한 모독이다. 진정으로 아끼여 그를 쓰고자 한다면 선거 캠프에 끌여 들일 이유는 없다. 캠프의 사람이 장관이 될때 괜한 논란만 불러 일으킨다. 대통령이 되고서 필요할때 불러도 늦지는 않다.
물론 안철수에 대한 기대가 지나침이 없지 않다. 안철수에게는 정치와 경제는 따로 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안교수에게는 정치권에 대한 구분과 분별법은 관심 밖에 불과할 것이다. 이 나라의 썩은 경제가 보수 정권에게 있다고 주장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일지 모른다. 그 점이 불안하기에 섣불리 그를 영입할 수도 없다.
그러나 유시민에겐 최소한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 캠프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그것은 안철수를 사로잡을 유시민의 정책 비젼으로 해결된다. 소수의 독점 구도 보다는 '국민 주권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정책 비젼을 선보여야 한다. 이것은 곧 경제 민주화다.
각각의 주체들이 살아가는 경제 구조가 되어야 한다. 특정한 독점 구도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을 살리고 개개인의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동시간으로 착취 당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4조 2교대 등 여러가지 대안이 있어야 한다. 'IT 산업' 확충과 복지의 확대도 필요하다. 이 모두가 지난 대선에서 문국현 후보를 지지한 이유들이었지만 지금 그 어느 누구도 이와 같은 노력은 없다.
87년 이후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었을 지 몰라도 경제에 있어서는 자본의 독재는 여전하다. 재벌에 밉보이는 제도적 노력과 단체행동을 할라치면 여지없이 불이익으로 돌아오는 나라다.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재벌의 횡포는 끝이 없다.
다행이 유시민의 그 첫 번째 관심사는 비정규직 문제였다. 국민참여당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참여정부의 부채를 안고 가겠다는 선언의 일환이다. 유시민은 보다 구체적으로 '사내 불법하청'문제를 꺼내들었다. 대기업들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한 편법에 따라 비정규직을 확대시켰다는 비판이다.
그럼에도 언론은 이러한 정책 의견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오직 대선 후보들간의 정치 싸움들을 중계할 뿐이다. 유시민 - 민주당의 복지 논쟁 조차 '증세 없는 복지'라는 민주당의 비현실성 문제도 비추지도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감정 발언만을 중계해 유시민의 정책 토론 취지를 희석시킨 결과만 낳았다.
정치권은 또 어떠한가? 소위 자칭 민주 진보라 일컫는 사람들이 이렇게 무능하기 짝이 없을까 생각될 정도다. 과거에 안주하는 케케묵은 정치공학적 주장들이 난무한다.
큰 정당이 작은 정당을 향해 합치자는 통합론이 정가의 정석인양 운운된다. 그렇게 안하면 분열이라는 무자비한 주장도 난무한다. 그렇게 한다면 연대라는 말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연대라는 것은 서로의 색깔과 정치 노선이 다름을 인정하고 필요에 따라 연합하자는 뜻이다.
연대는 또한 각자가 부족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각각 나름의 경쟁으로 파이를 키워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하나의 조직으로 통일된다면 그 통일된 조직이 무너지거나 한계가 있을 때 누가 대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가
따지고 보면 지난 대선은 인물론이었다. 승리한 김대중과 노무현 후보가 겉으로는 민주당인 것 같지만 그만한 인물이기에 승리한 것이다. 이와 맞선 제 3 정당의 후보라 일컫는 자는 누구였나? 이인제와 정몽준이었다.
지금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다. 그 인물에 그 인물이니 고정 지지층이 확고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도 인물이 없다. 한명숙 전 총리가 있지만 손학규, 정동영의 조직표 속에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오히려 민주당 바깥에서 인물이 널려있다. 문재인, 유시민, 이정희, 안철수 등..
서로가 파이를 키우며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큰 틀로 봤을때 반한나라당일진데 서로가 으르렁 거릴 이유도 없다. 그러면서 각자의 기득권을 버리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민주당은 국민참여당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이다. 당내 혁신 없이 국민참여당에게 통합을 운운한다. 지난 대선의 정동영 후보가 통합을 말해놓고 조직선거를 통해 잠재적 경쟁후보를 죽여왔던 수법과 유사하다.이런 태도가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혐오감만 키우고 있다. 큰 정당에 기여들어오라는 오만과 텃세만을 보여주고 있다.
진정으로 통합론을 내세울려면 '당내혁신'부터 해야할 일이다. 국민참여당이 들어오지 않을 수 없게끔 '당내 개혁'부터 보여줘라. 지난 날의 과오에도 반성하는 진정성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어찌된 것인지 민주 개혁세력은 어느 날 부터 이런 '순서절차'마저 망각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에 한나라당과 나눠먹는 석패율 제도를 운운해 소수 진보정당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민주당과 비교하면 야권연대- 진보통합을 주장하는 유시민이 낫지 않겠는가
진보정당들은 유시민 대표를 징검다리로 삼아야 한다. 참여정부를 꼬투리 잡아 '징검다리' 삼지 못한 그 경직성부터 반성해야 한다. 유시민을 징검다리 삼아 유시민 정부를 바로잡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언젠가는 이정희 - 심상정 - 노회찬 등 진보정당 후보가 대세가 되는 세상이 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