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기간 내내 어쩜 그리 시간 빼기가 힘들던지...
가까운 김해를 단 한 번도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ㅠㅠ;;;
문자를 받을 때마다 차를 돌려 내려가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그러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솔직히 이렇게 아쉬운 표차이로 결과가 갈릴 줄 알았다면,
일 마친 뒤 새벽에라도 가서 다음날 일정 도움될만한 일이라도 거들어드리고 오는 건데......
자그마한 힘도 보태지 못했기에,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가 더 뼈 아프게 다가옵니다.
첨맘님, 그리고 여러 회원님들께 고개숙여 미안함을 전합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희망을 보기도 했습니다.
김해에서 겨우 1~2%의 표차이라니요.
지금까지 30년 넘게 나고 살아온 이곳. 부산, 경남은 무척이나 보수적입니다.
철옹성도 이런 철옹성이 없지요.
나이드신 분들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마저도 보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합리성보다는 의리나 고정관념에 따라 사고하는 경향이 무척이나 강한 지역입니다.
이런 지역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지요.
물론 그 기적을 일으켰을 때 마땅히 칭송받아야겠지만,
기적을 키지 못했다고 해서 비난받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지 않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김태호에게는, 한나라당에게는,
노무현의 고향인, 김해에서만큼은 반드시 이겼어야 했다고,
이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고 말이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과거 대선이나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고향의 지지율이 어떠했는지 떠올려보십시오.
서거이후, 그 분을 그리는 마음이 강해지긴 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반발하는 사람들도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이 지역의 정서입니다.
목욕탕이나 헬스장에서 만나는 어르신들 대부분이 조선일보, 동아일보, 월간조선, 월간동아 보십니다.
입을 모아 빨갱이 욕하고 다니시지요. 한마디 거들었다간 집단적으로 혼나기 일쑤입니다.
합리성으로 접근해서 절대로 답을 찾을 수 없는 지역이지요.
우리는 이런 지역에서 아깝게 패배한 겁니다.
첨맘님 정말 고생 많으셨고
첨맘님과 함께 고생하신 여러 회원님들, 당원님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기운내십시오.
어떤 나무도 비바람 없이 자라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겨우 굳은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어린 묘목입니다.
어떤 시련에도 더디게 더디게 나아갑시다. 마침내 올 봄을 향해서.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우리들의 양식> 중에서
ps. 미디어 오늘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어 링크를 걸어보았습니다.
첨맘님께서 조금이라도 기운이 나셨을 때 읽어보셨으면 해요.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