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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지 못한 질문-유시민
참사람 | 2013-04-15 18:13:13 | 조회 1912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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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지 못한 질문




유시민


(작가, 노무현정부 보건복지부장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시대가 와도 거기 노무현은 없을 것 같은데


사람 사는 세상이 오기만 한다면야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요?


2002년 뜨거웠던 여름


마포경찰서 뒷골목


퇴락한 6층 건물 옥탑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노무현의 시대가 오기만 한다면야 거기 노무현이 없다한들 어떻겠습니까


솔직한 말이 아니었어


저렴한 훈계와 눈먼 오해를 견뎌야 했던


그 사람의 고달픔을 위로하고 싶었을 뿐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개인적으로 욕을 먹을지라도


정치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권력의 반을 버려서 선거제도를 바꿀 수만 있다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요


대연정 제안으로 사방 욕을 듣던 날


청와대 천정 높은 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국민이 원하고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시지요


정직한 말이 아니었어


진흙투성이 되어 역사의 수레를 끄는 위인이 아니라


작아도 확실한 성취의 기쁨에 웃는 그 사람을 보고 싶다는


소망이었을 뿐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가르고 온 것만 같소


정치의 목적이 뭐요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지켜주는 것 아니오


그런데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기 가족의 삶조차 지켜주지 못하니


도대체 정치를 위해서 바치지 않은 것이 무엇이요


수백 대 카메라가 마치 총구처럼 겨누고 있는 봉하마을 사저에서


정치의 야수성과 정치인생의 비루함에 대해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물을 가른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셨습니다


확신 가득한 말이 아니었어


그 분노와 회한을 함께 느꼈던 나의


서글픈 독백이었을 뿐




 


 


 


 


그는 떠났고


사람 사는 세상은 멀고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은 거기 있는데


마음의 거처를 빼앗긴 나는


새들마저 떠나버린 들녘에 앉아


저물어 가는 서산 너머


무겁게 드리운 먹구름을 본다


내일은 밝은 해가 뜨려나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나는


아직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안고


욕망과 욕망이


분노와 맹신이 부딛치는 소리를 들으며


흙먼지 날리는 세상의 문턱에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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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람  

문학광장에 있는 첨맘님의 글을 퍼왔습니다.내 마음을 또 다시 후벼 파는것 같습니다.
13-04-15

솔바람향기  

ㅠㅠ
13-04-15

조이풀  

첨맘님께서 노무현대통령님 서거 4주기 헌정시집에 수록할 작품으로 보내오신 시입니다.

오늘 시원고 마감하는데 작품 접수하며 내내 눈물만 흘린 원고 모집 기간이었습니다.
현재 일반 시민 150편 작가 분들 작품 40편 정도입니다.
노무현대통령님께서 신분 계급 이런거는 평등에 위배 된다는 정신을 남겨 주셨기에 일반시민 분들의 시도 평등하게 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반 시민 분들과 우리 회원님들의 시를 최대한 싣기 위해 노력해 보겠지만 지면이 허락하지 않으면 게재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못 싣게 되신 분들께는 제가 일일히 메일이나 전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첨맘님 시, 너무 좋네요.
13-04-15

뜨인돌  

잘 읽고 갑니다.가슴이 많이 아리네요..ㅠㅠ
13-04-16

무극이아빠  

오랜만에 왔다가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퍼갑니다. 감사.
13-04-16

베고-꽃잎222  

서성이는 사람들.....
13-04-16

동서통합  

내역활을 다하지 못한것 같아 눈물만 나네요
13-04-16

그림자村  

가슴이 먹먹해집니다ㅠㅠ 눈물만 흐르고 멍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사랑합니다! 그립습니다!
13-04-17

금잔디  

비겁한 자들이 정당한 사람들을 짓밟고
득세하면서 오히려 거꾸로 비겁함이
올바른 가치로 둔갑하여 사실인냥 믿도록
호도되는 현실이 우리를 더 괴롭게 만듭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암흑시대...
13-04-17

해태  

ㅠㅠㅠㅠ......오늘 날씨 만큼이나 ... 무겁네요.... 하~~~~~~~~
1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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