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자사에 불리한 기사를 삭제하도록 매일경제 요구해, 결국 삭제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매일경제는 3일 오후 5시30분 온라인 판에 “포스코ICT, 삼창기업 특혜인수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 기사는 현재 사라지고 없는 상태다. 가판에도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음날 아침 배달판에는 실리지 않았다.
원자력발전소 납품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최근 포스코의 손자회사인 포뉴텍 등을 압수수색했다. 포뉴텍은 지난해 3월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ICT가 원전 제어계측 장비 제조회사인 삼창기업의 원전 사업 부문을 인수해 만든 회사다. 포스코ICT가 전액 출자했고 인수 가격은 1020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삼창기업 기업 가치를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인수가격이 1000억원을 넘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는 게 삭제된 기사의 내용이다. 매일경제는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포스코는 2010년 3월 석유화학 플랜트업체 성진지오텍 정아무개 회장의 지분을 시세의 두 배 가까운 가격에 사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때도 특혜 논란과 함께 정치권 외압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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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캐시에 남아있는 삭제된 매일경제 기사. 매일경제 사이트에서는 물론이고 포털에서도 사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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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쓴 울산 주재 서대현 기자는 “일부 팩트가 잘못된 부분이 있어 기사가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서 기자는 어떤 팩트가 어떻게 잘못 됐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기사는 네이버 등 포털에도 송고됐으나 9일 현재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는다. 구글 캐시에는 남아있으나 검색 결과를 클릭하면 삭제된 기사라고 뜬다. 매일경제 증권 섹션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이지만 포털에서도 사라졌고 매일경제 사이트 검색 결과에도 뜨지 않는다.
포스코ICT의 삼창기업 인수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일경제는 2011년에도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원전 진출 의지가 강하더라도 용역이 핵심인 사업 인수에 1400억원이나 들인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 올라왔다 삭제된 기사는 검찰이 이 회사를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 말고는 새로울 게 없는 기사고 애초에 팩트가 잘못될 일이 없는 기사라는 이야기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8월 포뉴텍이 납품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공급자 효력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삼창기업 시절 일어난 일을 문제 삼아 처분을 내리고, 포스코와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해 왔다.
대구 매일신문에 따르면 포스코 관계자는 “기사는 양껏 쓰시되 모회사 이름은 빼달라, 포뉴텍으로 보도되면 독자들은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른다”고 주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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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삭제된 매일신문 기사. 네이버에 송고까지 됐지만 현재는 사라지고 없는 상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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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이 지난 4일 온라인판에 게재한 “자본잠식 원전 부품 납품사 포스코 고액 인수 의혹 수사”라는 제목의 기사도 현재 다른 기사로 대체되고 없는 상태다.
기사를 쓴 포항 주재 박승혁 기자는 “시스템 오류인 것 같다, 일부러 기사를 삭제한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삼창기업 관련해서는 추가로 더 쓸 기사거리가 많다”면서 “포스코에서 이 기사를 특히 민감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삼창기업 원전 사업부문은 수익성이 꽤 좋았다"면서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팩트 설명을 했는데 기사가 삭제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