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서울성북광장 토론광장에서 함께 입력된 조이풀님의 글입니다. |
살면서 저한테는 이런 기억들이 있답니다. 치매는 아니구요. 하도 심심해서 정리해봤는데 조금 싱거울 수도 있어요. <황당 내지는 난감> 일곱가지 입니다.
첫째, 고속도로 여자 화장실에 잘못 들어가서 두 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숨죽이고 있어 봤습니다.
둘째, 비오는 날 운전 하면서 우산 손잡이가 기어인 줄 알고 당겨 봤습니다.
세째, 명절 앞두고 재래시장에서 아내와 장 보는데 딴 여자를 아내인 줄알고 졸졸 따라 다녀봤습니다.
네째, 후배들 혼내킬 일이 있어서 "똑바로 안해" 큰소리 치는데 바지 남대문이 열려 있어서 홍당무 된 적이 있습니다.
다섯째, 여름날 반바지 같은 사각 팬티 입고 전철을 타 봤습니다.
여섯째, 캔커피 한모금 마시고 담배 재털이 만든 적은 여러번 있었습니다.
일곱째, 갑자기 제 이름이 생각 안나서 친구에게 내 이름을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어제 밤에도 저는 아들 녀석에게 "내일은 날씨가 맑아서 보름달 잘 보일거야" 말했답니다. 그 말 때문인지 오늘 낮에 잠깐 자고 났더니 추석인 줄 알았어요. 달보러 남산 갈 뻔 했거든요. 오늘이 설날 맞는거죠?
하나 더)
그리고 이건 진짜 말하기 쑥스러운건데
외사촌 큰형님 돌아 가셨을 때 장례식장 다른 분 영정 앞에서 대성통곡을 했답니다.
상주도 없고 영정만 놓여있던 영안실
제 울음 소리를 듣고 쉬고 있던 유족 분들이 나와서 따라 우는데 한참 지나고 나서야 유족들이 왜 아는 분이 없지 하는 생각이 들 때였습니다.
사촌 누이가 와서 "옆 방이야" 하는데
"아이고 누구면 어때 여기는 다 슬픈 사람들인데......"
이 일로 지금도 조카들은 "삼촌은 그 때 왜 거기 가서 우셨어요?"
자슥들 이 삼촌의 마음을 너무 몰라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