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글 때문에 한동안 게시판이 들썩들썩했었는데 느닷없이 미스바님이 폭탄(?)을 터뜨리는 바람에 마치 타오르기 시작하는 불길 속으로 물 한바가지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져버렸네요. 아쉽습니다. ^^
먼저 제가 쓴 글 내용으로 인하여 상처받거나 불편해 하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저는 우리 광장식구들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당연히 지역감정도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글 내용에 특정지역, 특정인의 닉네임이 공개되는 바람에 마치 무슨 감정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쓴 것처럼 보였으니 일이 커져버렸습니다. 그런데 눈치가 좀 빠르신 분은 벌써 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시고 계시더군요.
우리가 몸에 좋다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맛집에는 늘 손님들이 북적이고 최소한 밥값은 했다라고 생각하고 먹습니다. 그리고 맛집에서 파는 음식들은 대개가 짜고 맵고 자극적이지 않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광장에 올라오는 글 중에 뭔가 싱겁거나 밋밋한 글 그리고 행사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에는 거의 댓글이 달리지 않습니다. 기껏 1, 2개 많아야 10개 내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다정무심님이 쓴 글들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을 줄만한 글에는 댓글이 본인이 쓴 거 포함해서 4-5개 정도지만 마치 불구경, 쌈구경에 사람이 몰리듯 자극적이고 누군가 피를 볼 것같은 상황에서는 많은 댓글이 달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누구 말대로 논쟁이 벌어지면 정말 피 튀기는 상황이 돼야 보는 이가 즐겁습니다. 저 역시 논쟁이 벌어지면 육두문자, 인신공격만 빼고 다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장 사무를 보다보니 게시판이 절간처럼 조용한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악풀보다 더 무서운 건 무풀이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개의 경우 게시판 글 제목만 슬쩍 보고 이슈가 없으면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부작용은 조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컷 쌈구경, 불구경 재미있게 하고 나서 슬그머니 훈계성 멘트 날리고 광장에 대한 비판 글을 쓰고 탈퇴하는 일은 말아주십시오. 그건 정말 웃기는 일입니다. 침 뱉었던 우물 다시 마시는 일이 생길 거니까요.
저는 사실 집행부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냥 인수인계 업무를 보러 왔다가 사무국을 맡아줄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지금의 업무를 맡게됐다는 건 대개 아실 겁니다.(凍足放尿 였죠)
사무국이래봐야 혼자서 매일 들어오고 나가는 돈 점검하고 배분하고 송금하고 행사 준비사항과 회의자료 챙기는 일, 그리고 cms 새로 신청한 회원들 넣고 반대로 해지하신 분들 자료 빼고 경조사 챙기고.. 등등 그렇게 한달에 보름 정도는 약간은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그러면서 수시로 게시판 들여다 보고 오늘은 이슈가 뭔가 살펴보고 댓글이 없는 글에는 가서 거들기도 하고 그럽니다.
본론부터 말하다보니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저는 나이는 조금 먹었고 서울로 유학 와서 30년을 살다가 지금은 고향 평택으로 귀향해 살고 있는 촌부입니다. 체격도 크지 않고 생긴 모습도 카리스마 하나 없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에 익숙해진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를 몇 번 본 사람은 바로 말을 짧게 합니다.
산을 벗삼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지라 무슨 단체나 정치 성향의 집단에 발을 들여 놓은 건 유일하게 시민광장이었습니다. 여기 들어왔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거나 앞에 나서서 일을 해본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현 대표랑 친하게 지내다보니 엮이기(?) 시작하더군요. 행사 때만 같이 가게 되고 모임을 결성하게 되면 같이 참여하고 그렇게 평택광장 회원들과도 격의없이 지내게 됐습니다.
근데 저 역시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뿌리 깊은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남아 있어서 때로는 한참 어린 동생들과 지내면서 섭섭한 일들이 종종 느껴지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문득 내가 어릴 때 제일 싫어하던 어른들의 권위주의적인 말과 행동 때문에 그들 곁에 가기 싫어했는데 내가 그 나이가 되고 보니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창피함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회원들이 볼 때 별로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나같은 사람과 어울려 주는 것에 감사해야 할 상황인데 거꾸로 섭섭해하다니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고마운 마음에 회원들이 행사가 있어 나갈 때마다 가능하면 꼭 내가 운전해서 모시고 다닙니다.
아직도 뽕짝보다는 올드팝이 좋고 김광석을 좋아하는 저를 보면 늘 하트를 날리면서 입을 맞추려는 50넘은 아내가 보기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이랍니다.(이런 말을 하면 보람대표가 싫어합니다)
끝으로 여성회원님들한테 하나 묻겠습니다.
요즘 들어 아내가 해준 음식이 유난히 맛있길래 물어 봤습니다. “여보 당신 해준 음식이 유난히 맛있네. 혹시 미원을 넣는 거 아냐?“ 그랬더니 아내 하는 말이 ”아니 미원 말고 다시다 넣는데..“ 그 순간 살짝 갈등이 생겼습니다. 음..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주는 대로 먹어야 할까요? 아니면 넣지 말라고 해야 할까요?
어떠세요? 여러분들도 각자 시민광장에 관한 이야기들을 써 보는 건..